박태환 800m ‘한국新’ 올림픽 2연패 ‘느낌 팍’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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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샌타클래라 국제수영 7분52초07 ‘金물살’
지구력-스피드 동시 향상

느낌이 좋다. 올림픽 2연패의 가능성이 보인다.

‘마린보이’ 박태환(23·단국대 대학원)이 1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래라 조지 F 헤인스 국제수영센터에서 열린 샌타클래라 국제그랑프리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800m 결선에서 7분52초07을 기록하며 우승했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한국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딸 때 자유형 1500m에 출전해 전반 800m에서 세운 7분53초04의 한국기록을 0.97초 경신한 것이다. 1500m 전반 800m는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다.

이번 자유형 800m 한국 신기록 수립은 지구력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컨디션 조정기를 거치지 않고 모든 훈련을 소화하며 출전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낸 신기록이라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박태환은 이날 800m가 주 종목인 라이언 코크레인(7분57초19·캐나다)을 2위로 밀어내는 괴력을 보였다. 당초 코크레인을 따라만 가려고 했는데 코크레인이 초반 페이스를 늦게 가져가는 바람에 줄곧 선두에서 끌며 레이스를 주도했다. 100m를 남겨두고 코크레인이 따라붙자 50m를 스퍼트해 떨어뜨리는 등 여유 있는 레이스 운영도 돋보였다. 개인 전담코치 마이클 볼은 경기가 끝나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주 종목이 자유형 400m인 박태환은 스피드와 지구력이 모두 좋아야 한다. 지난달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멜 제이잭 인터내셔널 대회에서는 단거리 기록이 좋았다. 자유형 50m에서 22초89를 기록해 김민석이 2002년 세운 한국기록(22초55)에 0.34초 차로 근접했다. 지구력과 스피드가 동시에 좋아져 50일여 앞으로 다가온 런던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박태환은 “캐나다에서 장시간 비행기로 이동해 조금 피곤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경기를 뛰는 것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800m는 올림픽 종목은 아니지만 훈련 삼아 출전했다. 자유형 800m는 중학교 이후 처음 출전했는데 우승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2일 자유형 100m와 400m에 출전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박태환#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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