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전구장. 한화 한대화 감독은 SK전을 앞두고 훈련 중인 하나마쓰 컨디셔닝코치와 박찬호(사진)를 바라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하나마쓰 코치의 주황색 운동화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
박찬호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 하나마쓰 코치의 낡은 운동화를 벗기고 새 운동화를 신겨주는 이벤트를 연출해 웃음을 자아낸 적이 있다. 늘 가장 늦게까지 그라운드에 남아 꼼꼼히 컨디셔닝을 하는 박찬호에게는 하나마쓰 코치의 존재가 고마울 수밖에.
한 감독은 박찬호가 훈련을 잠깐 멈춘 틈을 타 이렇게 외쳤다. “하나마쓰 코치한테 운동화 하나 더 사줘야 하는 것 아냐?” 박찬호도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미 오더(주문)해놨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강렬한 빨간색”이라고 설명했다.
예상외의 답변에 한 감독이 흐뭇해하는 찰나, 박찬호가 다시 물었다. “감독님도 혹시 필요하시면 핑크색 어떠세요?” 그러자 한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아냐. 난 필요 없어.” 그러나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이렇게 덧붙였다. “참고로 난 280mm 신어.” 순간 주변은 웃음바다. 그리고 한 감독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 “난 절대 사달라고 한 적 없어. 그냥 참고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