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리타 지터가 16일 대구국제육상대회 여자 100m 결승에서 11초11로 우승을 차지한 후 관중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공군 블랙이글스 소속 전투기들이 대구스타디움 상공을 관통했다. 16일 대구에서 열린 2012 대구국제육상대회 시작을 알리는 에어쇼였다. 3만2000여 관중은 하늘을 응시한 채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지난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을 수놓았던 스타들이 등장하자 열기는 배가됐다. 대구가 세계 육상의 중심도시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2012 대구국제육상대회의 헤로인은 대구와 인연이 깊은 카멀리타 지터(33·미국)였다. 지터는 현역 100m 최고기록(10초64) 보유자이지만 2010년까지 유독 큰 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그는 지난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 100m, 400m계주 등 2관왕에 오르며 ‘무관의 제왕’의 설움을 날려버렸다. 당시 100m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뒤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내가 해낸 거 맞아?”라고 외치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던 순간은 육상 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터가 8월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실력 점검의 장소로 대구를 선택한 이유다.
지터의 레이스는 이날도 빛났다. 그는 분홍색 육상화를 신고 스타팅블록에 들어서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출발은 반응속도 0.198초로 9명 중 6위에 그쳤다. 하지만 폭발적인 가속력으로 60m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가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11초11의 기록으로 대회 4연패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지터는 “시민들의 환대가 너무 포근하다. 대구가 고향처럼 느껴진다. 내년에도 대구에 오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 100m에서는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이 부활의 레이스를 펼쳤다. 게이틀린은 9초93을 찍으며 마이크 로저스(미국·10초06)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게이틀린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1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성공가도를 달렸으나 2006년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이 적발돼 4년 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서 대회 최연소(19세) 우승자인 키라니 재임스(그라나다)는 남자 400m에서 대회신기록인 44초72로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여자 해머던지기에 출전한 강나루는 63.80m를 던져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강나루는 10명 중 8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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