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만난 박태환 “이제 스물 셋… 2016 올림픽까지는 뛰어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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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같은 수영인생, 예전엔 예민… 이젠 많이 성숙
올림픽 기수 해보고 싶지만 경기 일정상 힘들겠네요

‘마린보이’ 박태환(23)을 20일 밤 늦게 울산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박태환은 울산에서 열린 동아수영대회 출전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오늘 수영 얘기 잔뜩 했으니 다른 얘기를 좀 해도 괜찮겠냐”고 물어봤다. 그는 “좋다”고 했다. 이날 낮 박태환은 동아수영대회 자유형 200m 경기를 마친 뒤 전담 지도자인 마이클 볼 코치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1시간 넘게 얘기했다. 그의 경기력과 런던 올림픽 전망에 관한 얘기가 대부분이었다.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런던 올림픽 기수로 뽑혔던데…”라고 말을 꺼냈다. 박태환은 “아, 그래요?”하면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2등은 누구예요?”라고 묻기까지 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기수 해보고 싶어요. 맡게 되면 영광이죠. 그런데 그럴 상황이 못돼요.” 그는 올림픽 경기 일정을 얘기하면서 기수를 맡기 힘든 상황을 아쉬워했다. 박태환이 런던 올림픽에서 2연패를 노리는 자유형 400m 경기가 개막식 바로 다음 날인 7월 28일(현지 시간)에 열린다. 컨디션 조절 때문에 기수를 맡기는 힘들다. 박태환은 서울·경기지역 대학생 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런던 올림픽 기수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했다. 역도의 장미란이 2위, 배드민턴의 이용대가 3위였다.

박태환은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스타 선수다. 20대 초반인 그에게는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는 자신만만했다. “베이징 올림픽 때는 열아홉 살이었어요. 그리고 저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이에요. 4년 전보다 준비도 더 많이 했고요.” 박태환은 부진했던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수영하면서 롤러코스터 같은 상승과 하락 인생을 경험했어요. 어릴 때는 예민했고 부담도 느꼈지만 이제는 많이 성숙해졌고요”라고 했다.

훈련하지 않을 때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물어봤다. “지금은 훈련하고 자는 시간 빼고 나면 뭘 따로 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어요. 전담팀 스태프와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거나 일주일 치 먹을거리를 사러 마트에 다니는 정도예요.” 그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게임이나 먹는 걸로 푼다고 한다. 박태환은 미끈한 근육질 몸매와는 어울리지 않게 뭐든지 잘 먹고 많이 먹는다.

혹시 런던 올림픽 이후의 모습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지금은 런던 올림픽만 생각하고 있어요. 그 이후는 솔직히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러다 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아직 20대 초반이니까 2016년 올림픽까지는 뛸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고 난 뒤에는 공부를 많이 해서 한국 수영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박태환은 전지훈련을 위해 30일 다시 호주로 간다.

울산=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박태환#수영#런던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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