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바람론’에 꺾인 동부 대세론… 인삼公 파상공세 밀려 눈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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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44승 최다승 무색

인삼공사를 상징하는 붉은색 축포가 터지는 순간 동부 강동희 감독은 쓸쓸히 코트를 떠났다. 3년 전 동부 사령탑을 맡아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는 아픔이 가슴을 짓눌렀다. 화려했던 올 정규시즌을 돌이켜 보면 더욱 그랬다.

동부는 정규시즌 무적이었다. 역대 최다인 16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최다승(44승 10패)에 최고 승률(0.815) 등 갖가지 기록을 갈아 치우며 1위를 차지했다. 통합 챔피언의 기대를 부풀렸지만 인삼공사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상황이 달라졌다. 주전 의존도가 높은 동부는 가용 인원이 많은 인삼공사의 파상공세에 밀렸다. 결정적인 고비에서 불리한 판정이 쏟아지면서 정규시즌에 한 번도 없었던 연패에 빠졌다. 흥행을 위해 인삼공사가 우승해야 된다는 묘한 ‘홍삼 바람론’까지 일면서 더욱 고전했다. 이날도 시간이 흐를수록 박지현, 윤호영, 김주성 등 주전들의 파울이 쌓였고 체력 저하까지 드러내면서 역전패를 떠안았다.

올해 모기업이 창립 50주년을 맞은 동부는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합쳐 50승 고지에 올라 통합 우승의 대미를 찍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으나 아홉수에 걸린 듯 49승으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평소 담배를 거의 피우지 않는 강 감독은 지난 며칠 사이에 1보루를 피울 만큼 속을 태웠다. 감기 한 번 걸리지 않던 그가 응급실에서 링거주사까지 맞아가며 승리를 갈망했지만 허사였다. “허무하고 아쉽다. 흐름을 뺏긴 게 화근이었다. 겸허히 현실을 받아들인다. 이상범 감독에게 축하를 보낸다.” 강 감독이 떠난 동부 라커룸에는 땀으로 흠뻑 젖은 주인 잃은 손수건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원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프로농구챔프전#동부#강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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