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KIA와 등질까? 손잡을까?

  • Array
  • 입력 2012년 4월 3일 07시 00분


씁쓸한 뒷맛을 남겼지만 KIA 이종범은 은퇴를 선언했다. 이제 남은 것은 향후 거취다. KIA는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최고 예우를 약속했다. 과연 그는 팀이 내민 손을 다시 잡을 것인가. 스포츠동아DB
씁쓸한 뒷맛을 남겼지만 KIA 이종범은 은퇴를 선언했다. 이제 남은 것은 향후 거취다. KIA는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최고 예우를 약속했다. 과연 그는 팀이 내민 손을 다시 잡을 것인가. 스포츠동아DB
향후 거취에 쏠리는 관심

KIA, 영구결번 검토·최고예우 보장
지도자 선택하면 전폭적 지원 약속도
고향팀서 코치땐 선감독 다시 품어야


은퇴한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팬들이 가장 바라는 모습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팬들은 그 누구보다 사랑했던 프랜차이즈 스타가 다시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코치 또는 감독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아쉽게도 선수로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지만 동일한 유니폼을 입고 팀에 남아있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고, 지도자로도 성공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뻐한다. 선동열 감독이 지난해 KIA 유니폼을 입자 “무려 16년을 기다렸다”는 팬들의 환호가 터졌다. 그만큼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팬들의 사랑은 깊다. 1일 광주구장을 찾은 팬들은 평소 이종범이 타석에 서면 불렀던 응원가 ‘이∼종범, 이∼종범 안∼타 이종범∼’을 외쳤다. 혹시 이종범이 선수로 마지막 인사라도 할까 잔뜩 기대하고 야구장을 찾은 팬도 많았다. 그러나 응원가의 주인공은 야구장에 없었다. 플레잉코치로 1군 잔류 또는 2군행을 권유받자 은퇴를 택한 이종범은 팀을 떠나 서울에 머물고 있다. 과연 야구천재는 어떤 모습으로 고향에 돌아갈까.

○KIA 구단, 최고의 예우 보장

삼성과 함께 최고 명문 구단 중 하나인 KIA는 그동안 상당수 프랜차이즈 스타와 씁쓸하게 이별했다. 선동열 감독도 현역 시절 일본 주니치를 상대로 막대한 임대료를 챙긴 전신 해태의 욕심에 마음이 상해 은퇴식을 거절했다. 이순철 수석코치는 김응룡 전 감독이 1997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자 삼성으로 떠났다. 한대화 현 한화 감독도 선수 황혼기 LG로 이적했다.

그러나 해태처럼 역시 프랜차이즈 스타와 끝이 좋지 않았던 삼성은 김한수, 김재걸 등과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고, 양준혁에게는 최고의 은퇴경기를 선물했다. KIA도 이종범에게 최고의 예우, 그리고 지도자를 택한다면 전폭적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김조호 단장부터 “영구결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대권 홍보팀장은 “은퇴식이나 은퇴경기, 코치 해외연수 등 많은 부분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종범은 일단 이 모든 것을 사양했다. 31일 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 이종범은 현재 서울에 머물며 지인들을 만나고 있다. 조만간 KIA와 만날 전망이지만 유동적이다.

○은퇴 예우와는 전혀 다른 지도자수업

지금으로선 이종범이 KIA의 제안을 받아들여 화려한 은퇴식으로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종범이 연수 등을 마치고 다시 고향팀에서 코치로 지도자수업을 받기 위해선 선동열 감독이 다시 품어줘야 한다. 두 사람은 은퇴시기와 은퇴 선언 이후의 파장 등 때문에 서로에 대해 섭섭하고 아쉬운 감정을 표출한 상태다. 그렇게 첫 단추는 어긋났다.

자존심이 강한 이종범이 다른 팀 혹은 전혀 새로운 영역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도자의 길은 선수 때와 또 다르다. 최고 스타 출신, 그리고 강한 타이거즈 색깔은 은퇴를 결심한 이종범에게 큰 힘인 동시에 감춰야 할 날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