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이종범, 그런 선수 만나는건 행운…왜 지금 그만두노∼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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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일 07시 00분


김응룡 전 사장. 스포츠동아DB
김응룡 전 사장. 스포츠동아DB
■ 김응룡 전 사장이 보는 애제자 이종범

“종범이 점마저거, 어휴. 그만두더라도 왜 지금 그만두노∼, 어휴∼.”

이종범의 갑작스러운 은퇴 소식은 노스승에게도 충격이었다. 1990년대 ‘바람의 아들’ 이종범을 앞세워 해태 타이거즈의 왕조를 만든 김응룡(71·사진) 전 삼성 사장은 말끝마다 한숨을 내쉬며 애제자의 퇴장을 안타까워했다. 1일 잠실구장에 나와 시범경기 최종전인 넥센-LG전을 관전하던 그는 전날 밤 이종범에게 직접 전화를 받았던 사실을 털어놨다.

“종범이가 전화로 갑자기 ‘감독님, 그만두게 됐습니다’라고 하더라고. ‘어디 아프냐? 1년만 더 하지 그랬냐. 그럼 앞으로 코치 하냐? 공부하러 가냐?’ 물어도 ‘자세한 건 나중에 직접 찾아뵙고 말씀 드릴게요’라고만 하더라고.”

이종범은 아직도 김 전 사장을 “사장님”이 아니라 “감독님”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특별한 스승이다. 거꾸로 김응룡에게도 이종범은 특별한 제자다. 김 전 사장은 “잘 치고, 잘 던지고, 잘 달리고…. 거기다 영리하기까지 했지. 감독으로서 그런 선수 만나는 건 행운이야. 이종범 같은 선수 만나기 쉽지 않아”라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시즌 개막을 1주일 앞둔 시점. 김 전 사장은 모양새 나쁜 은퇴 발표에 안타까운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은퇴는 깔끔하게 해야 하는데…. 모양새 좋게 마무리를 잘 해야지. 은퇴한다는 소식 들으니까 서운하네. 프로 데뷔한 게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못 속여.”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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