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베처럼… 총선참여 홍보… 교복 입고… 마라톤 축제 18
일 2012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3회 동아마라톤대회에는 이색 주자들이 많이 참가했다. 맨발로 풀코스를 완주한 이한기 씨가
굳은살이 박인 발바닥을 들어 보이고 있다. 조의행 씨는 “총선에 많은 사람이 참여하길 바란다”며 ‘참여 4·11’이라고 쓴 피켓을
들고 달렸다. 중장년층이 주축인 대전마라톤클럽 회원들은 1960, 70년대 입던 교복 차림으로 레이스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왼쪽부터).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동아마라톤대회에는 이색 참가자들과 특별한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이 대거 참석해 즐거움을 더했다. ○ 곤룡포 입고… 여장하고…
요리사 복장을 하고 참석한 일식집 주방장 김여상 씨(57)는 “제 직업이 자랑스러워 마라톤을 하며 ‘내가 요리사다’라고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장을 입은 조의행 씨(62·제조업)는 ‘참여 4·11’이라는 피켓을 들고 달렸다. 그는 “4·11총선에 많은 사람이 참여해 제대로 된 사람을 뽑길 바란다”고 했다.
곤룡포(임금이 입던 정복)를 입은 김주현 씨(52), 분홍색 가발과 망사스타킹으로 여장을 한 이정환 씨(51·현대차연구소 연구원) 등은 “마라톤은 축제”라며 사람들이 특이한 복장을 한 자신들을 보고 즐거워하는 것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맨발의 러너’ 이한기 씨(49)는 2시간58분31초를 기록해 서브스리(3시간 이내 기록)를 달성했다. 이 씨는 굳은살이 잔뜩 박인 발을 들어 보이며 “맨발로 3시간 벽을 깬 것은 처음”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 마라톤은 사연을 싣고
오류고 3학년 담임교사 구자형 씨(51)는 ‘미래 경찰청장 ○○○’ 등 제자들의 염원이 빼곡히 적힌 조끼를 입고 참가했다. 그는 “전국 고3 학생들 모두가 마라톤 선수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했다.
특허청 마라톤동호회는 회원 74명이 참가해 51명이 완주했다. 완주에 성공한 이수원 특허청장(57)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회원 모두 ‘희망 저금통’을 모아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에티오피아 희망프로젝트에 기부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수 씨(58) 가족은 4형제가 참가해 모두 완주했다. 이 씨는 “극한의 운동을 함께하니 서로를 점점 더 아끼게 된다”며 우애를 과시했다.
○ 119 통신봉사단 10년째 봉사
오전 8시 8분 마스터스 선수 2만여 명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옆을 통과하자 쌍용차, 한진중공업 등의 해고자들로 구성된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뚜벅이’ 회원 6, 7명이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수차례 대열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한때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119재난통신봉사단은 10년째 대회에 참가해 응급 지원 봉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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