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믿음의 리더십’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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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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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 국내파 대거 발탁
기용된 선수들 골로 보답

최강희 축구대표팀 감독(사진)이 ‘믿음의 리더십’으로 한국 축구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최 감독이 29일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B조 최종전을 승리로 이끈 원동력은 선수를 믿고 소통한 결과다. 그는 결전을 하루 앞둔 28일 기자회견에서 “선수들 모두 쿠웨이트전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감독이 주문을 많이 하면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고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러자 선수들은 멋진 승리로 최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최 감독은 대표팀 선수 선발 과정에서부터 믿음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해외파 대신 K리그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를 뽑았다. 대표선수들의 능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라며 한동안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자신감과 믿음을 심어줬다.

‘비운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은 최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과거의 기량을 되찾은 대표적인 경우다. 최 감독은 전북 사령탑 시절부터 이동국에게 대표팀에서도 잘할 수 있다는 말로 용기를 줬다. 이동국은 대표팀 공격수로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선취 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최 감독은 박주영을 비롯한 해외파 선수들에 대해서도 “내가 꼭 필요한 선수라고 생각해 뽑았다”며 경기력 논란을 일축해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하도록 배려했다.

최 감독 이름은 ‘편안할 강(康)’에 ‘빛날 희(熙)’를 쓴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월드컵을 향한 첫 고비를 넘은 그가 앞으로 한국 축구를 어디까지 빛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오늘은 국내파… 내일은 해외파의 날” ▼

▽ 최강희 감독의 말=
우선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한테 고마움을 전한다. 또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구단 단장님 감독님들께도 감사드린다.

어려운 시기인데도 열흘이라는 시간을 할애해 주셔서 오늘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고 최종예선에 진출했으니 큰 틀에서 대표팀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오늘 경기는 상대가 상당히 강하게 나올 것으로 보고 준비했다. 초반에 고전했는데 상대 공격이 워낙 배후 침투를 잘해 수비들을 그런 움직임에 주의시키다 보니 너무 뒤로 처졌다. 그래서 미드필드에서 공간을 많이 내줬다. 믿었던 이동국이 골을 넣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다. 이동국과 박주영이 포지션을 바꿔가면서 잘해줬다. 이젠 한상운과 이근호도 처진 스트라이커로 볼 수 있다. 앞으로는 해외파들도 큰 틀에서 점검해 전력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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