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상금 벌 수만 있다면…” 노승열의 長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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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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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열이 멕시코로 떠나기 직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짐을 부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노승열이 멕시코로 떠나기 직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짐을 부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무게가 30kg 정도 되는 캐디백을 둘러멘 20대 초반의 청년은 넓은 세상을 자신의 앞마당 정도로 생각하는지 모른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거물 신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노승열(21)이다.

노승열은 이번 주 멕시코 리비에라 마야의 엘 카멜레온골프장(파71)에서 열린 PGA투어 마야코바 클래식에 출전했다. 멕시코 방문은 처음. 노승열은 아시아, 유럽투어를 거쳐 PGA투어에 뛰어드는 동안 자신의 나이보다 더 많은 수의 국가를 방문했다. “지난주까지 헤아려 보니 23개 국가를 다녔어요. 올해는 멕시코에 이어 다음 달 초 푸에르토리코 등 서너 개 국가가 새롭게 추가될 계획이에요. 그 나라 동전이라도 좀 수집해야겠어요.”

올 시즌 초반 PGA투어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친다. 4개 대회에 출전해 3차례 예선 통과했지만 톱10 없이 최고 성적은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거둔 공동 27위다. 노승열은 “퍼트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훈련하던 그의 캐디백에는 퍼터가 3개나 들어 있었다. 그중 한 개는 벨리 퍼터였는데 퍼팅 스트로크 할 때 어깨의 움직임을 바로잡을 목적으로 썼다. 노승열은 멕시코 대회에서 퍼팅 라인을 잘 본다는 새 캐디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강행군 속에 자주 코피를 흘리는 노승열은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상금을 벌 수 있다면 어떤 곳이라도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동의 모래바람과 맞서고 황량한 유럽의 해풍에 시달리면서 약관을 갓 넘긴 노승열의 마음도 단단해진 듯했다.

노승열은 24일 1라운드에서 퍼트 수를 28개로 막으며 3언더파를 쳐 강성훈 등과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9위로 경기를 마쳤다. 올 시즌 PGA투어 신인 중 상금 랭킹 최고인 30위에 오른 재미교포 존 허는 4언더파로 공동 2위.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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