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치치 “찬스는 내가 다 만들고 동건인 주워먹기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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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3일 07시 00분


올 시즌 성남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라돈치치(오른쪽)가 뒤늦게 수원에 합류한 옛 동료 조동건에게 뽀뽀를 시도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올 시즌 성남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라돈치치(오른쪽)가 뒤늦게 수원에 합류한 옛 동료 조동건에게 뽀뽀를 시도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성남서 이적한 ‘수원 듀오’ 라돈치치-조동건, 티격태격 ‘절친들의 수다’

라돈:윤감독님은 욕 많이 안해 행복해요
조동건:그래도 사투리 때문에 애먹잖아
라돈:K리그 첫우승·한국국적 둘다 욕심
조동건:친구야! 올해도 골 찬스 부탁해


수원 조동건(26)과 라돈치치(29)는 지난 시즌까지 3년 간 성남 유니폼을 입고 함께 뛰며 정을 쌓았다. 올 시즌 둘은 나란히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수원의 전지훈련지 오키나와에서 ‘성남 출신’ 공격 듀오는 맹렬한 기세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부지런히 뛰고 있다. 유일하게 경험하지 못했던 K리그 우승, 2012년에는 기필코 이뤄낸다는 각오다. 티격태격하다 어깨동무를 하고, 기습 키스를 하는 등 쉼 없이 장난치는 둘과의 유쾌했던 수다를 풀어본다. 라돈치치의 한국어 실력은 수준급이다.

○수원에 비수 꽂았던 그들, K리그 정상 향해 뛴다!

-수원행이 결정됐을 때 어땠죠?

라돈치치(이하 라돈) : 성남 팬들, 사랑하고 고마워요. 그런데, 왜 얘(조동건)를 같이 인터뷰해요? 뭘 했다고?

조동건(이하 조) : 나도 한 것 많아. 수원행 연락을 받았을 때는 기분 좋은 한편으로 섭섭했죠, 걱정도 컸죠. 그래도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니까 좋아요.

-달라진 게 있어요?

라돈 : 똑같아. 이름만 틀려. 아, 하나 있어. (윤성효) 감독님이 욕을 덜 해요.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그런데 같은 한국말인데, 못 알아들어.

조 : 맞다. 욕을 덜 먹어요. 라돈이 감독님 사투리 탓에 힘들어하긴 하네요.

-작년 수원을 울렸잖아요.

라돈 : (휴대폰 화면에 있는 FA컵 우승 사진을 보여주며) 이거죠? 우린 프로니까 어쩔 수 없어요.

조 : 당연히 그 때는 이겨야 했죠. 이젠 수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죠.

-목표가 뭐죠?

라돈 : K리그! 한국에서 우승한 적 없어. 준우승만 두 번 했지. 이제 우승할래요.

조 : 저도 FA컵과 AFC챔피언스리그 외에 트로피가 없어요. 한 개 추가해야하는데.

○쉬운 볼, 어려운 볼?


-서로 미울 때 없어요?

라돈 : 가끔 때리고 싶어. 동건이가 ‘굿 맨’은 아니라. 그래도 항상 경기장에선 열심히 뛰고 있죠. 열심히 뛰니까 미울 수 없지.

조 : 물론 서로 플레이가 좋지 않으면 불만도 생기죠. 하지만 모두가 잘하려고 하잖아요.

-호흡은 서로 잘 맞아요?

라돈 : 잘 맞죠. 내가 다 찬스 만들면, 동건이는 살짝 밀어 넣고 벤치로 뛰어가 ‘감독님, 사랑해!!’ 외치고.(웃음)

조 : 제가 간혹 쉬운 볼을 놓쳐요. (박)주영이 형이 뛰는 걸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올해는 어려운 볼도, 쉬운 볼도 잘 처리해야죠.

-생활은 어때요?

라돈 : 동유럽 친구들 많아 좋아요. 스테보와 보스나가 있어요. 같은 말을 사용해서 대화가 되고. 근데, 전 통역 피(Fee)를 좀 받아야 해요. 친구들 통역 다 하잖아요. 감독님 말 통역 비용도 받아야 하고.

조 : 제 또래 동료들이 7명이나 있어요. 적응하는 게 힘들진 않을 것 같아요.

-새 출발에 부담 없어요?

라돈 : 어렵지 않아요. 행복하게 살려고요. 한국 국적은 꼭 딸래요. 한국 생활 정말 좋아요. 한국인 포기 안했어요.

조 : 저도 부담 없어요. 좋은 친구도, 배울 점도 많으니까요. 기대해 주세요.

오키나와(일본)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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