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롯데맨’ 정대현과 이승호는 사이판 캠프에서 가장 훈련 진도가 늦었다. 여타 롯데 투수들이 정상 피칭에 들어갔을 때, 이승호는 하프피칭 단계에 있었고 정대현은 몸만들기 수준이었다. 이 둘이 SK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이례적이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SK의 모 코치는 “정대현은 원래 SK에 있을 때부터 알아서 페이스를 조절했다. 그러나 이승호라면 지금쯤 실전 피칭이 가능한 상태가 정상이었다”고 했다. 정대현도 지난해 SK의 고지-오키나와 캠프에서는 페이스가 굉장히 빨랐다. 제반 상황을 종합해보면 아무리 좋게 봐줘도 올해는 페이스가 늦은 게 틀림없다.
롯데 안팎에선 두 투수가 삐끗하면 2012시즌이 절망적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이대호와 장원준의 이탈로 공격력과 선발진이 약해진 상황에서 불펜이 이를 상쇄하지 못하면 무조건 2011년 대비 마이너스 전력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 내부적으로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정대현, 이승호는 2월 평가전이나 3월 시범경기 결과가 중요한 투수가 아니다. 4월 개막에 맞추면 된다”는 기조이기 때문이다.
사이판 캠프에서 중도 귀국해 왼 무릎에 물을 빼고, 롯데의 가고시마 캠프에 합류한 정대현은 현재 사이클과 보강운동 위주로 훈련 중이다. 12일 35m 롱토스까지 했다. 1주일 정도 무릎 관리를 겸한 뒤 다음 파트부터 캐치볼과 하프피칭에 들어간다.
이승호는 선발 진입을 목표로 훈련을 진행 중이다. 다만 롯데에 선발자원이 풍부하기에 여건에 따라 불펜 전환 가능성도 내포돼 있다. “팀 사정 상 결국에는 불펜으로 가지 않겠느냐”라는 예상도 팀 안팎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