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승부조작’ 주전 2명 빠져 약체 상무에도 역부족… 속 타는 KEPCO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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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승부 조작 파문이 배구계를 강타한 8일 오후 경기 의왕시의 KEPCO 숙소. 주전 공격수 임모 씨(27)와 지난 시즌 신인왕 박모 씨(24)가 대구지검 수사관들에게 긴급 체포됐다. 상무신협과 경기를 치르는 수원체육관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직전이었다.

신춘삼 KEPCO 감독은 “자체 조사 결과 승부 조작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선수들이 승부를 조작하는 걸 본 적도 없다. (승부 조작을) 어떻게 하는 건지도 모른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KEPCO는 13연패 중이었던 상무신협에 1-3(25-27, 25-20, 22-25, 25-27)으로 졌다. 주전 두 명 대신 강성민과 이기범 조현욱을 투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KEPCO 선수들이 긴급 체포된 것은 승부 조작이 2009∼2010시즌뿐 아니라 2010∼2011시즌에도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임 씨는 지난 시즌에 앞서 현대캐피탈에서 KEPCO로 트레이드됐고 박 씨는 지난 시즌 데뷔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구속된 김모 씨(32) 등 전현직 선수 3명은 상무신협에서 군 생활을 마쳤다. 최삼환 상무신협 감독은 “밝혀진 건 아무것도 없는데 선수를 범인으로 몰아붙여 자수하라고 할 순 없다. 우리 선수는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한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다른 팀 감독의 반응은 달랐다.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은 “승부조작에 연루된 (남자) 선수들은 대개 외출이나 외박 때 술을 마시다 불법 베팅 사이트와 연관된 조직폭력배를 만나게 됐고 이후 협박을 당했다고 들었다. 여자 선수들은 그런 자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승부 조작 제의를 받을 일 자체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여자부 도로공사는 풀세트 접전 끝에 현대건설을 3-2(25-22, 25-21, 17-25, 14-25, 16-14)로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승점 2점을 보탠 도로공사는 11승(10패)째를 거두며 승점 30으로 흥국생명과 동률이 됐지만 다승에서 앞서 4위로 올라섰다. 현대건설은 승점 32로 기업은행과 같지만 다승에서 앞서 2위에 복귀했다.

수원=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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