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튼튼 2군, 든든 1군’ 시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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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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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vs 김성근 vs 日 3군… 뜨거운 2군리그

두산 송재박 2군 감독과 롯데 윤학길 2군 감독이 유망주를 꼽았다. 두산 내야수 국해성(왼쪽)은 타고난 힘이, 롯데 투수 김원중(오른쪽)은 빠른 공이 장점이다. 두산·롯데 제공
두산 송재박 2군 감독과 롯데 윤학길 2군 감독이 유망주를 꼽았다. 두산 내야수 국해성(왼쪽)은 타고난 힘이, 롯데 투수 김원중(오른쪽)은 빠른 공이 장점이다. 두산·롯데 제공
올해에는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2군 리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제9구단 NC가 본격적으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의 국내 첫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일본프로야구 명문 소프트뱅크 3군까지 번외경기 출격을 앞두고 있다.

봄을 기다리는 2군 감독들의 마음도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긴장감이 팽팽하다. 프로야구 2군 리그를 일컫는 ‘퓨처스리그’는 4월 10일 개막한다. 장태수 삼성 2군 감독은 “김성근 김경문 두 감독이 2군 무대에 와서 긴장이 배가됐다. 재미도 있을 것이다.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면 ‘선수 육성’이라는 2군 리그 본연의 기능도 향상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우승후보 NC

2군 감독들은 NC의 전력이 기존 2군 팀보다 한 수 위라고 입을 모았다. 내년 1군 진입을 앞두고 있는 NC는 우수 신인들을 영입해 기존 팀들의 1.5군에 해당하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찬엽 LG 2군 감독은 “지난해 퓨처스리그 상위권에 올랐던 상무와 경찰청이 NC와 우승을 다툴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송재박 두산 2군 감독은 미묘한 견해차를 보였다. 그는 “젊은 친구들이 주축인 현재의 NC는 기존의 2군 팀들과 전력상 큰 차이가 없다”며 “김경문 감독이 이들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자세를 낮췄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 중인 그는 본보와의 국제전화에서 “2군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겠다”고 했다. 그는 ‘어떤 팀을 라이벌로 여기느냐’는 질문에 정색하며 “특정 팀과 라이벌 관계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도깨비팀 고양 원더스

신인드래프트 미지명자, 방출 선수 등이 모인 ‘화제의 팀’ 고양 원더스의 전력은 기존 2군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명장 김성근 감독이 이끌고 있어 기존 팀들에 뜻밖의 일격을 가할 ‘도깨비 팀’의 면모를 보여줄 가능성도 제기됐다. 비록 번외경기지만 고양 원더스에 패할 경우 기존 팀들은 크게 체면을 구기게 된다.

송재박 감독은 “김성근 감독은 연습을 많이 시키고 선수 파악 능력도 남달라 부담스럽다”며 “패할 경우 타격이 클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박철우 KIA 2군 총괄코치는 “고양 선수들은 좌절을 겪은 뒤 마지막 도전에 나서는 선수들이다. 그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바람을 타면 무서운 팀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 뜨거운 훈련 분위기

신생 팀과의 대결을 앞둔 기존 2군 선수들의 훈련 분위기도 예년보다 뜨겁다.

SK 2군 선수들은 정규 훈련을 끝낸 뒤 숙소인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밤늦게까지 스윙 연습을 하다 경찰서로 갈 뻔했다. ‘단지 내에 흉기를 휘두르는 자들이 있다’는 주민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기 때문이다.

정영기 한화 2군 감독은 “일본 소프트뱅크 3군도 오는데 프로답지 않은 모습으로 망신당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두산#롯데#송재박#운학길#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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