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괴성이 더 클까.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이 열리는 28일 호주 멜버른의 코트가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럽게 됐다. 요란한 소리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와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가 맞붙게 됐기 때문이다.
세계 4위 샤라포바는 26일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 뼈아픈 패배를 안긴 세계 2위 페트라 크비토바(체코)를 2-1(6-2, 3-6, 6-4)로 눌렀다.
세계 3위 아자렌카는 지난해 우승자 킴 클레이스터르스(벨기에)를 2-1(6-4, 1-6, 6-3)로 꺾었다.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오른 아자렌카는 “손 무게가 200kg이고 몸은 1000kg 정도로 느껴질 만큼 힘들었지만 이겼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아자렌카는 10대 때 고국을 떠나 스페인, 미국 등을 전전하며 테니스 스타의 꿈을 키웠다.
샤라포바는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최고 96.9dB(데시벨)에 이르는 고성을 질렀다.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소음이 100dB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귀마개가 필요한 수준이다.
아자렌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아자렌카는 지난해 윔블던에서 공을 칠 때 95dB의 소리를 냈는데 당시 영국 언론은 그의 괴성이 저음으로 시작해 한 옥타브 정도 올라간 뒤 흐느끼며 마무리됐다고 묘사했다. 이번 대회 8강전에서 아자렌카에게 역전패를 당한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는 “지나친 소음으로 경기에 집중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상대 전적에서 3승 3패로 팽팽히 맞선 이들의 대결은 역대 가장 시끄러운 결승이 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승자는 트로피와 함께 세계 랭킹 1위 자리에도 오른다. 괴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3위 로저 페데러(스위스)에게 3-1(6-7, 6-2, 7-6, 6-4)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먼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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