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꿈꾸는 L·K포 “빨리와요 미스터 C(최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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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6일 07시 00분


美 캠프서 맹훈련 중인 KIA 이범호·김상현
L·C·K포 부활 위해 최희섭 합류 학수고대

2011년 7월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1 프로야구 올스타전 경기 1회말 1사 3루 웨스턴 이범호가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2011년 7월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1 프로야구 올스타전 경기 1회말 1사 3루 웨스턴 이범호가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야구는 단체 구기 종목 중에 개인 기록이 가장 세분화 되어 있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 득점을 올리기 위한 ‘타선(打線)’은 하나가 아니라 9명이다. 1회 첫 타석에 등장하는 1번 타자부터 다음에 서는 2번, 3번의 영향을 받는다. 이름 그대로 하나로 이어져 공격을 위한 진용, 누상에 주자가 나가면 그 뒤에 홈까지 하나의 선이 이어져야만 득점에 성공할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도 앞뒤가 믿음직하지 못하면 그라운드에 선이 이어지기 어렵다.

한국프로야구 공격 부분에서 큰 기록이 탄생할 때면 주인공은 한 명이지만 앞뒤에는 항상 든든한 동료가 있었다. 롯데 이대호의 타격 7관왕 때는 홍성흔과 가르시아가 있었고 삼성 이승엽의 56호 홈런에는 양준혁, 마해영이 있었다. 원조 홈런왕 장종훈은 무시무시한 빙그레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있었다. ‘LCK포’. KIA가 2011년 11번째 우승을 위해 구축한 중심타선이었다. 이범호∼최희섭∼김상현으로 이어지는 ‘LCK포’는 우∼좌∼우로 이어지고 클러치 능력=선구안과 정확도=파워가 조합을 이루는 가장 이상적인 최상의 클린업트리오로 큰 기대를 받았다. KIA는 지난해 든든한 중심타선에 힘입어 전반기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연이어 큰 부상을 당했고 4위에 그쳤다.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캔자스시티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KIA 선수단에 ‘LCK포’의 중심 최희섭은 없다. 화창한 날씨속 땀을 흘리고 있는 이범호와 김상현은 최희섭이 빨리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2009년 최희섭과 함께 69홈런 227타점을 합작했던 김상현은 “다시 한번 함께 힘을 냈으면 좋겠다. KIA의 팀원으로 꼭 명예회복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현은 2010년에는 무릎부상, 2011년에는 공에 얼굴을 맞는 바람에 2009년 보여준 MVP급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김상현이 빠졌지만 최희섭은 2010년 극심한 견제 속에서 4번을 꿋꿋하게 지켰다. 그러나 역시 2009년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함께 할 때 가장 빛나는 두 사람이기 때문에 그리움은 더 크다.

2011년 1월 이범호가 KIA에 입단할 때 가장 반겼던 선수 중 한 명은 최희섭이었다. 1년 후배지만 “나부터 이범호에게 배울 점이 굉장히 많다”며 기뻐했고 큰 환대 속에 이범호는 빠르게 선수단과 하나가 됐다. 이범호는 지난해 3번으로 전반기 타격 전 부분 상위권을 달리며 활약하고 있을 때 “뒤에 (최)희섭이 형이 든든하게 서 있어 큰 힘이 된다”고 말했었다. 애리조나에서 이범호는 “선수들 모두 형이 돌아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빨리 함께 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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