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팀에 지다니” 생일 망친 퍼거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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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 파괴’ 역효과 안방서 충격패

“이건 재앙이다.”

경기가 끝난 후 노장의 얼굴은 치욕스러운 패배에 대한 실망감으로 붉어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71) 감독은 자신의 70번째 생일에 열린 경기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맨유가 지난해 12월 31일(한국 시간) 홈구장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리그 최하위 블랙번에 2-3으로 덜미를 잡히며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퍼거슨 감독은 최근 발생한 주전 수비수와 미드필더의 줄부상을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포지션 파괴’를 시도했다. 미드필더 마이클 캐릭을 중앙 수비수로 끌어내리는 한편 측면 수비수 하파엘 다 시우바를 중앙 미드필더로 올려 박지성과 함께 허리를 지키게 한 것. 하지만 결과적으로 맨유의 모험은 실패로 끝났다. 생소한 자리에 적응하지 못한 선수들이 잦은 패스미스와 깔끔하지 못한 수비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디펜딩 챔피언을 상대로 블랙번은 야쿠부 아이예그베니가 전반 16분과 후반 6분 두 골을 넣은 데 힘입어 2-0으로 앞서 갔다. 하지만 맨유는 야쿠부의 두 번째 골이 터진 지 1분 뒤인 후반 7분과 후반 17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연속 골을 넣으며 순식간에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이후 맨유는 상대를 더욱 거칠게 몰아쳤으나 후반 35분 블랙번의 그랜트 핸리에게 통한의 헤딩골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맨유는 이 패배로 한 경기를 덜 치른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뒤진 2위를 기록했다. 박지성은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상대 공격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등 활발한 몸놀림을 보여줬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편 아스널의 박주영(27)은 또다시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결장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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