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하·서정원 前코치 “일방해임, 남은 급여 달라” vs 축구협회 “자진사퇴, 더 줄 이유 없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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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정산 갈등
대한축구협회와 전 국가대표 코치진이 임금 정산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박태하 서정원 전 코치는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에 해임됐으므로 남은 급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의 계약기간은 내년 7월까지다. 남은 급여는 수천만 원대로 알려졌다.
두 코치는 협회가 조광래 감독을 경질하면서 자신들도 자동으로 해임했다는 견해다. 계약서에 “감독이 물러나면 코치진도 해임된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두 코치는 자의에 의해 물러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잔여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법무법인 일원의 강유진 변호사는 “보통 잔여 임금 지급은 해임 사유가 일방적이냐, 자의적이냐, 협의에 의한 것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일방적 해임일 경우 남은 급여를 요청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협회 주장은 다르다. 김진국 전무는 “후임 감독이 결정된 뒤 그 감독의 의견에 따라 기존 코치진의 해임을 결정하는 게 관례다. 그런데 그 전에 두 코치가 각각 FC 서울과 수원 삼성 코치로 계약을 했다. 이는 자발적으로 대표팀 코치를 그만두겠다고 한 것으로 봐야 된다. 이중 계약으로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협회로서는 남은 임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코치는 “계약서에 감독이 경질되면 코치도 물러나야 한다는 조항은 있지만 후임 감독이 선임된 뒤에 코치들의 거취가 결정된다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자신들은 조 감독과 함께 경질된 것으로 보고 다른 팀을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조 전 감독에게도 잔여 임금을 지급할 근거는 없다. 하지만 예우 차원에서 별도의 보상금을 지급할지 등은 논의해 볼 수도 있다. 물론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대표팀 기술 지도를 맡았던 브라질 출신의 가마 전 코치도 잔여 임금 미지급에 대해 반발해 한때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할 것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하 서정원 전 코치는 25일 “이번 문제가 돈 문제로만 비치는 것이 두렵다. 원칙과 절차가 중요하다. 앞으로의 코치진을 위해서라도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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