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프로야구 ‘웨딩 리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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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 등 20여명 결혼식… 이적 선수들엔 ‘이사 시즌’

가족 여행파-부활 훈련파도

“12월만 기다렸어요.”

프로야구 선수들은 12월을 기다린다. 모처럼 쉴 수 있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시즌이 끝난 뒤 11월은 마무리캠프에 참가해야 한다. 1월에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된다.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까지 치른 삼성 유격수 김상수는 12월을 이렇게 정의했다.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간. 자고 먹고 쉬기만 해야죠.”

구단 프런트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는 12월. 프로야구 선수들은 달콤한 12월을 어떻게 보낼까?

○ 너도 나도 결혼

12월은 결혼 시즌이다. 올해 ‘결혼파’는 고영민 최준석(이상 두산), 이용규 신종길(이상 KIA), 조동화(SK), 김경언(한화) 등으로 20여 명이 시즌이 끝난 뒤 결혼식을 치렀다. 12월 허니문 커플이 많아 야구 선수의 자녀는 10월생이 많다는 설도 있다. 소속 구단 관계자 5명이 한꺼번에 결혼한 한 구단의 직원은 “선수뿐만 아니라 동료 직원들도 12월에 청첩장을 돌린다. 축의금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이라고 전했다.

○ 가족과 함께 여행

망중한을 즐기는 ‘12월 유목민’도 많다. 겨울 여행이나마 못다 한 가족 봉사를 하는 것이다. 야구 선수들에게 가정의 달은 5월이 아닌 12월이란 말도 있다.

SK 이호준은 최근 미국 하와이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한화 투수 김혁민은 군 입대를 앞둔 동료 허유강과 하와이로 남남커플 여행을 떠났다. 넥센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코치는 재활 중인 투수들과 함께 울진 덕구온천에서 몸을 추슬렀다.

하지만 야구 선수에게 금기시되는 여행지도 있다. 바로 스키장이다. 부상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최근 한 유망주 투수는 스키장에서 부상을 입어 시즌 내내 고생하기도 했다.

○ 쉴 때 이사하자

12월은 이사 비수기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에겐 이사철이다. 특히 소속팀을 바꾼 선수들은 새 보금자리를 구하느라 바쁠 시기다.

SK로 이적한 선수들은 인천 송도신도시를 선호한다. SK의 새 안방마님 조인성과 투수 임경완은 이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임경완은 “전세가 없어 고생했는데 송도에 살고 있던 이호준 덕분에 집을 구했다”고 했다. SK에서 롯데로 이적한 이승호는 해운대에 새 집을 구했다. 4년 계약을 한 만큼 가족 모두 이사할 예정이다.

반면 LG에서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투수 송신영은 아직 집을 구하지 못했다. 그는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쉽지 않다. 연말을 넘기면 아내가 집을 찾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 “놀 여유 없다” 절치부심파

1년에 한 달뿐인 휴식조차 반납하고 부활을 꿈꾸는 이들도 있다. LG 임찬규는 매일 4시간씩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그는 “(윤)석민, (류)현진이 형처럼 야구를 잘하면 여행을 가겠지만 나에겐 아직 사치다. 겨울엔 일대일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어 좋다. 내년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을 꿈꾸며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센 이택근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재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한화와 계약을 앞둔 박찬호도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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