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오릭스 4번 타자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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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9일 07시 00분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오카다 ‘4번 타자’ 도발보도 맞장구
“팀 위해서라면 5번” 통큰 양보 용의
이대호 25번 확정…“느낌이 좋다”

“4번 경쟁? 팀을 위한 선의의 경쟁이라면 언제든 환영한다.”

‘오릭스맨’ 이대호(29)가 같은 팀에 몸담게 된 T-오카다(23)의 ‘4번 수성 선언’에 대해 흥미로움을 나타내며 “당연히 경쟁해야 한다면 경쟁할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감독님이 선택하실 문제”라며 ‘대한민국 4번타자’로서 팀의 간판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14일부터 2박3일간 ‘오릭스맨’으로 일본을 처음 방문하고 돌아온 이대호는 18일 “오카다가 4번 자리를 지키겠다는 보도를 봤다. 오카다 입장에서 그런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마음이 없다면 그게 잘 못된 것이다. 나라고 해도 그랬을 것”이라며 “팀을 위한 선의의 경쟁이라면 언제든 (나도 4번 경쟁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오카다가 4번, 내가 5번을 친다고 해도 그게 팀에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힌 그는 “하지만 타순은 감독님이 결정하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4번을 T-오카다에게 양보하고 내가 5번을 치겠다’는 뜻이 아니라 ‘대한민국 4번타자’로서 T-오카다와의 선의의 경쟁에서 이기고 팀을 위해 더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T-오카다는 지난해 홈런 33개를 쏘아 올리며 퍼시픽리그 홈런왕에 오르는 등 최근 2년간 오릭스의 중심타자, 부동의 4번타자로 활약했다. 올해 홈런 16개에 그치며 잠시 주춤했지만 오릭스의 간판타자임에는 분명하다. T-오카다는 오카다 아키노부 오릭스 감독이 “이대호가 내년 시즌 우리 팀 4번”이라고 수차례 공언하자 자존심이 상한 듯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번 수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국가대표 4번타자를 지낸 이대호는 2004년부터 8년간 롯데에서 4번으로 활약했고, 4번에 대한 애착과 자긍심 또한 대단하다. “오카다가 4번 자리를 지키겠다는 마음을 갖는 게 당연하다. 나라고 해도 그랬을 것”이라고 T-오카다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이대호 역시 4번을 놓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그가 밝혔듯, T-오카다와 선의의 경쟁이 팀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다면 기꺼이 ‘4번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생각이다.

이대호는 6일 부산에서 열렸던 입단 기념 기자회견에서 T-오카다에 대해 “알고 보니 나보다 나이가 한참 어리더라. 수염을 길러 인상이 무서워 보였는데, 자세히 얼굴을 훑어보니 귀여운 느낌이 들었다”며 “빨리 만나서 친해지고 싶다”는 말로 호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이대호는 “당초 원했던 10번이나 52번 대신 팀 사정에 따라 25번을 달기로 했다”면서 “이대호를 발음하다보면 ‘25’와도 가까운 느낌이 들어 좋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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