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놓친 롯데, 정대현 영입 등 마운드 강화 ‘전화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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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3일 19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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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 스포츠동아DB
정대현. 스포츠동아DB
자타공인 올 스토브리그 ‘큰 손’이 됐다. 이승호(30)에 이어. 13일 국내 잔류를 선언한 ‘여왕벌’정대현(33·이상 전 SK)까지 영입, 두 명의 수준급 불펜 투수를 보유하게 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얘기다.

롯데는 13일 정대현과 4년간 총액 36억 원(계약금 10억 원, 연봉 5억 원, 옵션 6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22일 계약한 이승호 와의 계약 조건은 4년간 총액 24억 원(계약금 6억 원, 연봉 3억5000만 원, 옵션 4억 원). 옵션이 걸려있기는 하지만 롯데가 두 투수 영입을 위해 쏟아부은 돈만 무려 60억 원이다.

롯데가 이처럼 스토브리그 큰 손으로 자리잡게 된 데에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로 이적한 이대호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잘 알려진 대로 롯데는 이대호 잔류를 위해 그에게 4년간 총액 100억 원의 거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대호가 해외 무대로의 도전을 선언하면서 이 돈은 고스란히 FA 영입전의 실탄이 된 것이다.

롯데는 예상대로 수준급 좌완 불펜 이승호를 영입하며 SK로 이적한 임경완(35)의 공백을 메웠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던 정대현이 국내 잔류를 공식 선언한 날, 재빨리 그에게 롯데 유니폼을 입히는데 성공했다.

‘15승 투수’ 장원준의 군입대와 국가대표 4번타자 이대호의 일본 진출로 내년 시즌 전망이 불투명하던 롯데에게 정대현의 영입은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격. 올해보다 훨씬 탄탄해진 뒷문을 갖추게 돼 한층 업그레이드 된 전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지난 시즌 팀타율 0.288(전체 1위), 평균자책점 4.20(5위)이 말해주듯 롯데는 투수력, 특히 다소 불안한 불펜진이 아킬레스건이었다. 비록 든든한 1선발 장원준의 공백이 크지만 이승호와 정대현으로 철통 뒷문을 구축, 지키는 야구를 펼칠 수 있게 됐다.

타선에서도 이대호의 공백이 만만치 않겠지만 롯데에는 손아섭, 전준우, 홍성흔, 강민호 등 파괴력 있는 타자가 즐비하다. 명불허전인 막강 공격력이 내년 시즌에도 발휘될 것임은 결코 무리한 예상이 아니다.

오히려 약점이었던 불펜이 이승호, 정대현의 영입으로 몰라보게 탄탄해 졌다. 현대 야구의 승리 공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것이 바로 불펜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롯데의 전력 업그레이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일 수 있다.

이대호를 놓쳤지만 그를 위해 준비해 둔 실탄을 마운드 보강에 쏟은 롯데. 롯데의 내년 시즌 전망이 그리 우울해 보이지 않는 이유다.

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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