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전무 “절차 문제 있지만 회장님이 사인했잖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2월 9일 07시 00분


“작은 절차인 기술위 하지 않았어도 회장이 최종결론…해임결정 적법”
주먹구구식 축구협회 행정 도마위


조광래 대표팀 감독의 경질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의 구시대적인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협회 고위관계자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협회 김진국 전무는 8일 기자회견에서 기술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감독을 경질한 이유를 설명하며 “절차와 정관상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시기적으로 짧아서 결정을 내렸다. 기술위원회가 결정해도 결정권자인 회장이 최종 결론을 내야 한다. 작은 절차(기술위원회)는 하지 않았지만 큰 절차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적법성을 주장했다.

협회 행정을 관장하는 전무가 감독의 선임과 해임 권한을 가진 기술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것을 두고 “작은 절차”로 표현했다는 자체가 문제다. 기술위원회의 결정이 그다지 중요치 않을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이전부터 회장 혹은 수뇌부의 결정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조 감독의 해임도 협회 수뇌부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다는 시각이 많다. 또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중연 회장이 직접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 조 회장 대신 김 전무가 자리를 지켰다. 김 전무는 “이는 기술위 소관이다. 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회장이 참석하는 것은 절차에 안 맞다”고 이유를 밝혔다. 회장과 관련된 절차는 중요하고, 대표팀 감독 사임과 관련된 절차는 생략해도 된다는 식이다.

위에 언급한 2가지 장면은 협회 내부에서 밀실, 구태 행정이 얼마나 많이 자행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축구협회 행정은 지난 세월 동안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지도자나 선수 등 현장의 목소리를 배제한 채 일방통행을 일삼았다. 그 때문에 협회 행정에 참여하고 있는 축구인과 외부 축구인의 불편한 관계가 지속돼 왔다.

정말 바꿔야할 것이 무엇인 지 삼척동자도 알만한 일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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