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윤석민, “KIA 윤석민은 떡잎부터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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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8일 07시 00분


두산 윤석민.스포츠동아DB
두산 윤석민.스포츠동아DB
두산 윤석민이 본 KIA 윤석민

리틀야구·초·중·고 같이 뛴 선후배
학창시절엔 두산 윤석민이 더 부각
“동명이인 후배 성공에 마음 다잡아”

구리리틀야구단부터 구리초, 인창중, 인창고까지. 두산 윤석민(26)과 KIA 윤석민(25·고등학교 1학년 때 야탑고 전학)의 인연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는 동네도 같아 야구를 하기 훨씬 전부터 알고 지낸 형, 동생 사이. 지금도 원정경기가 있는 날이면 함께 밥을 먹는 등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학창시절에는 두산 윤석민이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타고난 체격과 펀치력으로 어릴 때부터 두각을 드러냈고, 2004년 두산에 입단할 때 ‘리틀 김동주’라고 불리며 주목받았다.

반면 KIA 윤석민은 썩 좋은 평가를 받는 투수가 아니었다. 변화구와 제구력은 수준급이었지만 직구구속이 130km대에 불과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140km를 겨우 넘길 정도. 오히려 타격이 좋아 대학 진학을 위해 2루수로 포지션을 바꾸기도 했다. 그러나 두산 윤석민은 “나는 잘 될 줄 알았다.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옆에서 보면 숨은 잠재력이 많았다”고 KIA 윤석민을 회상했다. 근거가 있었다. 그는 “(KIA 윤)석민이는 야구를 시작하기 전부터 매일같이 동네 놀이터에서 테니스공으로 동생과 야구를 했다. 형이 던지면 동생이 치고, 동생이 던지면 형이 치는 수준이었지만 야구밖에 모르는 아이였다”고 설명했다.

후배는 선배의 믿음대로 2005년 2차 1번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뒤 팀 주축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투수 4관왕을 차지하며 MVP까지 거머쥐었다. 그런 후배에게 두산 윤석민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물론 자극도 받는다. 그는 “(윤)석민이를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올해 기회가 주어졌는데 보여줘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내 스윙을 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열심히 해서 제대로 싸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나이도 있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뛰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2군에서 옷 벗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었던 계기”라며 “내년에도 그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팀이 나에게 기대하는 게 한 방이라고 생각한다. 마무리 때도 타격 위주로 훈련했고 캠프 때는 약점이라고 지적 받는 수비 보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목표는 규정타석을 채우는 것이다.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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