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이슬기…김천 대회서 장성복 눌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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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페레스 8강 기염

27일 김천 실내체육관 주변은 낮 12시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체육관 입구에는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수백 명이 줄을 섰다. 한 70대 노인은 “외국인 선수와 국내 장사가 경기를 치르고 다양한 공연이 열려 즐겁다”고 말했다. 천하장사 대축제 결선을 앞둔 풍경이다.

이날 8강에는 외국인 선수 1명과 토종 장사 7명이 올랐다. 스페인의 전통 씨름 루차카나리아 2009, 2010년 챔피언 마르코스 페레스는 2009년 대회 32강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8강까지 올랐다. 그는 8강전에서 정경진(창원시청)에게 0-2로 졌다. 하지만 첫판에서 뒤집기를 시도하는 등 투지를 보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결승에선 이슬기(현대삼호중공업)와 장성복(동작구청)이 맞붙었다. 이슬기는 올해 설날과 보은 장사 대회에서, 장성복은 올해 추석 대회에서 각각 백두장사에 오른 강호.

그러나 승부는 ‘아기 코끼리’ 이슬기의 싱거운 승리였다. 그는 육중한 몸매(138kg)에도 들배지기 등 다양한 기술로 상대를 압도했다. 이슬기는 첫판에서 장성복이 잡채기를 시도하자 되치기로 기선을 제압했다. 둘째 판에서는 들배지기에 이은 잡채기로 상대를 쓰러뜨린 뒤 셋째 판에서 되치기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는 완벽한 승리 후 포효하며 자신의 첫 천하장사 등극을 자축했다. 상금은 1억 원.

이슬기는 올 초 2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며 차세대 스타를 예약했다. 그는 “스피드와 기술 훈련을 하면서 155kg이던 몸무게를 17kg이나 줄였다. 이태현 선배가 후계자로 지목한 만큼 씨름의 부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씨름대축제에는 연일 4000명 이상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인기가수의 공연과 판타스틱 무언극 팀, 치어리더의 무대가 흥을 돋웠다. 이번 대회 최장신(233cm) 출전자인 미국의 농구선수 출신 커티스 존슨은 인기상을 받았다.





김천=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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