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프로야구 용병타자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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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8일 07시 00분


(왼쪽부터) 리즈-주키치-니퍼트-바티스타. 스포츠동아DB
(왼쪽부터) 리즈-주키치-니퍼트-바티스타. 스포츠동아DB
알드리지 가르시아 타자 모두 짐싸
리즈 주키치 니퍼트 투수는 재계약

타자는 쓴 돈만큼 효과 없다 대세론
용병 마무리 기용 새 트렌드로 부각

2011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8개 구단 16명 용병 중 타자는 삼성 가코와 넥센 알드리지 , 두 명이었다. 이 중 가코는 시즌 중반 교체의 칼을 피하지 못하고 짐을 쌌고, 삼성은 가코의 빈자리를 타자가 아닌 투수로 채웠다.

한 때 롯데에서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가르시아는 6월 독수리 유니폼을 입고 다시 한국 무대로 돌아왔다. 시즌 종료 시점에도 8개 구단 용병 타자는 가르시아와 알드리지, 둘 뿐이었다. 하지만 둘 모두 내년 시즌엔 다시 모습을 보기 어렵다. 한화와 넥센은 가르시아, 알드리지와의 재계약 의사를 접었다.

뒤늦게 합류한 가르시아는 72경기에서 18홈런 61타점으로 그런대로 제 몫을 했고, 알드리지 역시 낙제점을 받을 성적은 아니지만 ‘타자보다는 투수가 낫다’는 대세론에 밀린 분위기다.


● 2012년, ‘용병 타자 없는 첫해’될 듯

한국 프로야구에 용병 제도가 도입된 것은 1998년. 그동안 대부분 구단이 팀 사정에 따라 투수를 중용했지만, 용병 타자는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존재였다. 두산의 우즈, 롯데의 호세, 한화 데이비스, 그리고 가르시아 등 몇몇 빼어난 용병 타자들은 한때 한국 프로야구 흐름을 쥐락펴락 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년전부터 ‘용병=투수’라는 공식이 자리를 잡았고, 2010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타자 용병은 단 1명(클락· 넥센) 뿐이었다. 올해는 두명이었고, 내년에는 단 한명의 모습도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은 한국 프로야구에 ‘용병 타자 없는 첫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8개 구단 용병 중 퇴출이 확정된 용병은 6명이다.(표 참조) LG는 리즈와 주키치, 두 빼어난 용병 투수와 이미 재계약에 성공했고 롯데는 사도스키와의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 대신 부첵의 빈자리 역시 또다른 용병 투수로 채우기로 했다. 두산 니퍼트, 한화 바티스타 등 팀에서 주축 역할을 한 투수들은 대부분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유니폼을 입는다.

● 왜 타자가 아닌 투수인가

메이저리그에서 제법 경력을 쌓았던 삼성 가코의 경우, 많은 웃돈을 주고 데려왔다는 게 정설이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 류중일 감독의 ‘나믿가믿’이라는 유행어만 남겼을 뿐이다. 한국 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웬만한 선수를 데려와서는 국내 무대에서 적응하기 쉽지 않고, 그나마 타자보다는 투수의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게 8개 구단 스카우트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즉, ‘투수는 어느 정도 돈을 투자하면 그만큼 돈 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타자는 돈을 쓰든, 안 쓰든 제대로 데려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용병 마무리, 새로운 트렌드 될까

마무리 투수는 전문직이라 남다른 능력과 자질이 요구된다. 키우기도 쉽지 않다. 모 감독이 “마무리 투수는 어렵더라도 토종을 키워야 한다. 용병은 1년 잘하다 떠나면 그만”이라고 하는 것도 그래서다.

그러나 마땅한 마무리 후보감을 찾을 수 없는 몇몇 사령탑들은 내년 시즌 용병 투수에게 마무리를 맡길 계획을 갖고 있다. 당장 한화 한대화 감독은 내년에도 바티스타를 마무리로 기용하고, 새로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은 KIA 선동열 감독은 퇴출이 확정된 트레비스 대신 수준급 왼손 마무리 투수를 찾고 있다. 니퍼트 잔류가 확정된 두산도 나머지 투수 한명에게 마무리를 맡길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를 포함해 최근 5년 동안 용병 마무리 투수 증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2007년 카브레라(롯데·22세이브), 2008년 토마스(한화·31세이브), 2009년 애킨스(롯데·26세이브) 등 셋 뿐이었다. 용병 마무리로 성공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는 방증. 용병 투수도 제대로 살아남기 힘든데, 마무리는 더 힘들 수도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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