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안고 하루종일 푹 쉬라 했다” 6강 PO 사제 입담 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8일 12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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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간의 기 싸움이 대단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 6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 최용수 FC 서울 감독과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나는 윤성효 수원 삼성 감독과 안익수 부산 아이파크 감독. 여유 있는 입담 속에 승리를 향한 열정이 묻어났다.

최 감독과 동래고 및 연세대 선배이자 연세대 스승인 김 감독의 기 싸움은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상대팀에서 1명을 데려 올 수 있다면'이란 네티즌 질문에 순서상 최 감독이 "울산의 베스트 11을 데려와 벤치에 앉히고 경기 하겠다"고 답하자 김 감독이 "나도 그 생각이었는데 최 감독이 선수를 쳤다"며 안타까워했다. '상대 조에서 어떤 팀이 올라오길 바라나'는 질문이 이어지자 김 감독이 "이번엔 내가 먼저 말하겠다. 우리가 이기는 게 우선이고 다른 쪽에선 누가 올라오든 상관없다"고 하자 최 감독은 멋쩍게 웃으며 "재밌는 경기를 하겠다"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라운드가 있었다. '6강 상대로 누가 올라오면 좋겠냐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최 감독은 "우승하려면 5경기를 해야 하는데 이왕이면 선생님과 바로 맞닥뜨려 선생님이 일찍 휴가를 가셨으면 좋겠다"고 해 한바탕 웃음이 쏟아졌다. 김 감독은 "우린 6강 턱걸이에 신경 쓰느라 상대 생각은 하지 못했다. 5위를 해서 4위 수원하고 하고 싶었는데 6위를 했다"며 최 감독과의 대결을 피하려 했음을 암시했다.

김 감독은 'K리그 최고령 감독으로서 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 "나이 많은 감독이라는 말을 들으면 불쾌하다"며 발끈했다.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능력이 중요하다. 내 능력이 없다면 언제든 그만 두겠다. 나이 얘길 들으면 더 잘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대표 차출된 선수 컨디션'에 대해서 "가족이 가장 큰 힘이다. 집에 돌아가서 한쪽 팔에는 아내를, 다른 팔에는 아이를 안고 하루 종일 푹 쉬라고 했다. 그래서 괜찮을 것이다"고 말해 또 한 번 웃음을 쏟아냈다.

윤 감독과 안 감독은 이렇다 할 '밀당(밀고 당기기)'이 없었다. '상대에서 1명을 데려온다면'이란 질문에 안 감독은 "당연히 윤성효 감독을 모셔오겠다. 그래서 수원을 공략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얻겠다"고 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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