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규 KBO 심판위원장의 이것이 야구다] 이런 상황은 보크일까, 아닐까?

  • Array
  • 입력 2011년 11월 17일 07시 00분


③ 보크

Q. 주자 1루때 투수판에 발을 댄 투수가 빈 베이스 2루에 송구땐 보크?
A. 1루에 대한 머뭇거림 없이 완전히 회전해 송구하면 보크 아닙니다!

Q. 많은 야구팬들이 6월 28일 잠실 한화-LG전에서 LG 임찬규가 9회 범한 보크를 심판들이 선언하지 못하고, 주자가 홈에서 아웃이 되며 게임이 끝났던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임찬규가 홈으로 볼을 던진 동작은 보크가 확실하지만 보크는 심판이 선언을 해야만 인정되는 것이고, 순식간에 발생하는 보크를 지적하기 위해 심판들이 경기에 보다 집중하고, 이와 같은 실수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겠다.

이번 회에는 잠실 LG-두산전을 가정해 보크 판정이 되는지 안 되는지 알아본다.

양 팀이 라이벌답게 팽팽한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4-5로 뒤진 LG의 9회말 공격이다. 톱타자 이대형이 빗맞은 행운의 안타로 살아나가 무사 1루가 되자 1루측 스탠드를 가득 채운 LG 팬들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많은 팬들은 발 빠른 이대형이 도루를 할 것으로 기대했고, 두산 벤치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견제를 아주 잘 하는 것으로 소문난 정재훈을 투입했다.

연습 투구를 마친 정재훈은 1루 주자를 한번 힐끗 쳐다 본 뒤 포수 양의지의 사인을 보고 세트 포지션을 시작했다. 이 때 도루에 욕심이 난 이대형이 한 발짝을 2루를 향해 뛰어가자 1루수 최준석이 덩치만큼이나 큰 목소리로 ‘간다’고 함성을 질렀다.

이 소리에 정재훈은 아무런 머뭇거림 없이 몸을 회전해 2루 베이스를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두세발 더 2루쪽으로 향하던 이대형은 최준석의 고함 소리에 깜짝 놀라 1루로 돌아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자 LG 코칭스태프가 득달같이 달려 나와 구심에게 보크라며 강하게 어필 했다. 심판은 이 어필을 받아 들여야 할까?

A. 야구규칙 8.05는 ‘베이스에 주자가 있을 때 다음의 경우 보크가 된다’면서 (d)는 ‘투수판에 중심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주자가 없는 베이스에 송구하거나 송구하는 시늉을 하였을 경우’를 규정하면서 예외 조항으로 ‘단 플레이에 필요하다면 상관없다’고 부연 설명을 해 놨다.

규칙집에 나와 있는 [문],[답]을 그대로 옮겨 본다.

[문]=주자 1루 때 주자가 없는 2루에 송구하거나 송구하는 시늉을 하면 보크가 되는가?

[답]=보크이다. 그러나 1루 주자가 2루에 도루하려는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2루 방향으로 올바르게 자유로운 발을 내딛으면 보크가 아니다. 또한 투수가 투수판에서 정규로 발을 뺐다면 스텝을 밟지 않고 송구하여도 관계없다

즉, 위의 상황에서 정재훈의 2루 도루는 정상적인 플레이로 판단할 수 있어 보크로 선언할 필요가 없다. 같은 8.05의 (m)의 (b)도 ‘1루에 주자가 있을 때 투수는 1루에 대한 머뭇거림이 없이 완전히 회전하여 2루에 송구해도 좋다. 이때는 빈 베이스에 송구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조종규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