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스탐도 미셸 위도 눈물 떨군 性대결… 청야니, 자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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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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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골프 여제 청야니(22·대만·사진)는 미국 골프 유학 시절 황당한 경험을 했다. 동료 선수들이 화장실로 끌고 가 성별 검사를 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청야니와 주니어 시절을 함께 보낸 한 한국 선수의 아버지에게서 들었다. 중성적인 이미지의 청야니가 남자를 방불케 하는 폭발적인 파워를 지녔기에 빚어진 해프닝이었다.

이런 청야니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평정하면서 남자 선수들과의 성(性)대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청야니 자신도 최근 “남자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 내년 3월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푸에르토리코오픈 대회 조직위원회는 청야니를 초청했다.

일단 청야니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매니저인 어니 황은 “청야니는 LPGA투어에서 이뤄야 할 일이 많다. 내년에 커리어 그랜드슬램과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을 얻는 데 전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LPGA 무대가 좁게만 보이는 청야니가 PGA투어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시간문제처럼 보인다. 올 시즌 LPGA투어에서 7승을 거두며 독주하는 청야니는 PGA투어 도전으로 자신의 기량을 한층 높일 수 있다. 그의 멘토인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2003년 PGA투어 콜로니얼 대회에 출전해 4타 차로 컷 탈락했다. 소렌스탐은 1945년 로스앤젤레스오픈에서 베이브 자하리아스 이후 58년 만의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어도 남자 대회 경험을 통해 골프 여제의 지위를 확실히 굳혔다. 원형중 이화여대 사회체육과 교수는 “남자 대회 출전으로 여자 선수들이 얻는 게 많다. 급이 다른 선수, 코스와 부닥쳐 보면서 부족한 점을 느끼는 게 자극이 된다”고 분석했다.

푸에르토리코오픈 대회의 코스는 전장이 7200야드 정도로 LPGA투어 메이저대회보다 400∼500야드가 길어 홀 하나가 더 있는 셈이다. 파4홀 6개는 448야드가 넘어 그린 공략이 만만치 않다. 청야니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골프 여제로 롱런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파워와 정확도를 겸비한 청야니는 남자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 골프팬들의 이목이 그에게 더욱 집중될 것 같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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