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담배 다시 피워도… 술을 마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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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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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연고 초보 사령탑 SK 문경은-삼성 김상준 감독의 ‘혹독한 가을’

여름 야구, 겨울 농구를 즐기는 서울의 극성 스포츠팬이라면 올해 스트레스깨나 받을 것 같다. 프로야구 두산, LG, 넥센이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지난달 개막한 프로농구에서도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잠실이 안방인 SK와 삼성이 하위권에 처져 있기 때문이다. 2연패 후 2연승으로 상승세를 탔던 SK는 다시 3연패에 빠져 8위다. 최근 4연패에 빠진 삼성은 2승 6패로 9위.

올 시즌 처음 사령탑에 오른 SK 문경은 감독대행(40)과 삼성 김상준 감독(43)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간다. 지난달 30일 인삼공사와의 경기에 앞서 문 대행은 “어제 맥주 1500cc를 먹고 잤다. 배불러도 기어이 다 비웠는데 저번에 전자랜드 경기 때 그렇게 했더니 완승했기 때문”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최근 문 대행은 승률이 높아진다는 이유로 상하의가 다른 콤비 양복을 고집하는 등 이런저런 미신을 양산하고 있다. 그만큼 자신감이 떨어진 탓이다.

중앙대 시절 전승 신화를 이끈 김상준 감독도 시즌 전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꼭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으나 한숨만 늘고 있다. 김 감독은 2년 동안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SK와 삼성은 허술한 수비가 약점이다. 삼성의 실점은 평균 82.8점으로 8위이며 SK는 85.7점으로 최하위다. 삼성은 실책이 122개로 가장 많다. 어이없는 턴오버로 상대에게 번번이 손쉬운 속공 기회를 주면서 무너졌다. 삼성은 주전 가드 이정석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올 시즌 트렌드인 상대의 변칙적인 압박 수비를 풀어나갈 마땅한 가드가 없는 것도 아킬레스건이다.

문 대행은 “선수 교체와 작전 타임을 부르는 타이밍에서 엇박자가 날 때가 있다. 시행착오 속에서 배우는 게 많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SK는 평균 30점 가까이 넣는 알렉산더 존슨을 중심으로 내외곽의 조화가 절실하다.

김 감독은 “대학 때와는 심판이나 전술이 너무 다르다. 선수들이 코트에서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것 같은데 집중력과 팀워크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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