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는 지금 ‘축구 쿠데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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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진원지는 부자구단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맨시티는 23일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맨체스터 더비’ 방문경기에서 6-1로 대승을 거두며 8승 1무(승점 25)로 2위 맨유(승점 20)를 5점 차로 따돌리고 리그 1위를 질주했다. 맨시티는 2008년 2월 맨유를 2-1로 이긴 이후 3년 8개월 만에 원정에서 승리했다. 맨시티는 1992년 닻을 올린 프리미어리그가 시작되기 전인 1968년 우승한 뒤 44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린다.

맨시티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의 ‘빅4’를 깨는 등 판도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동안 빅4는 맨유와 첼시, 아스널, 리버풀이었다. 웬만해선 중위권으로 떨어지지 않으며 최소 5위권은 유지하는 팀들이다. 하지만 2008∼2009시즌 맨유와 리버풀, 첼시, 아스널이 1∼4위를 차지한 뒤 이 구도는 깨졌다. 2009∼2010시즌 첼시와 맨유, 아스널에 토트넘이 4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에는 맨유와 첼시가 1, 2위, 아스널이 4위를 했고 맨시티가 3위를 했다. 전통 명문 리버풀이 6, 7위권으로 떨어져 나가면서 맨시티가 급부상했다.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아랍에미리트 왕족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 구단주의 전폭적인 투자를 받아 지난여름 새로운 선수 영입에 무려 9250만 유로(약 1460억 원)를 썼다. 세르히오 아궤로를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4500만 유로(약 710억 원)에 데려왔고 사미르 나스리와 가엘 클리시도 아스널에서 빼왔다. 아궤로는 9골을 터뜨려 맨유 웨인 루니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월 470억 원을 투자해 영입한 에딘 제코는 8골로 3위. 맨시티는 ‘더블 스쿼드’를 꾸릴 정도의 두꺼운 선수층을 발판으로 리그 우승은 물론이고 칼링컵 및 유럽 챔피언스리그까지 3관왕을 넘보고 있다.

만치니 감독은 우승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에 “이제 시즌 초반일 뿐이다. 잘 준비해 끝까지 승점 차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백전노장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맨유는 언제든 다시 치고 올라올 팀이다. 선수들도 경험이 많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퍼거슨 감독은 “최악의 날이었을 뿐 아니라 내 축구 인생 최악의 결과다. 1-6이라는 스코어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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