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12년 만에… 롯데 안방서 가을에 웃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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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홈경기 4383일만에 승리… 달라진 송승준 6이닝 1실점

전준우 결승포 - 강민호 쐐기포

롯데 송승준은 올 시즌 13승(10패)을 거두며 팀의 든든한 선발진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동안 가을잔치에선 힘을 못 썼다. 2008년부터 포스트시즌 4경기에 등판해 3패에 평균자책은 15.88이나 됐다. 사직구장에서도 2패를 했다.

송승준은 17일 선발 등판을 앞두고 “오늘 지면 집에 못 간다”고 했다. 동네 주민들이 패전투수가 되면 돌아오지 말라고 했단다. 그런 그가 “첫 플레이오프 선발 등판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3년 연속 고배를 마셨던 준플레이오프가 아니라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기 때문이다.

이날 송승준은 사직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고 5안타 3볼넷 1실점하며 4-1 승리를 이끌었다. 타선에선 전준우의 선제 2점 홈런과 강민호의 쐐기 솔로포로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이로써 롯데는 1999년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이어온 포스트시즌 홈 12연패를 끊었다. 롯데가 사직에서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둔 건 1999년 10월 17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6-5로 이긴 뒤 4383일 만이다.

이날 경기는 31안타를 주고받은 전날과는 정반대였다. 5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균형이 깨진 건 6회 롯데 공격 때였다. 손아섭이 3루 쪽 빗맞은 안타로 출루한 1사 1루. 전준우는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SK 선발 고든의 3구 직구(시속 145km)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기는 선제 2점포를 날렸다. SK는 ‘타구가 외야 관중의 손을 맞고 넘어갔다’며 2루타라고 주장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홈런으로 인정됐다. 롯데는 2사 후 왼쪽 안타를 날린 홍성흔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강민호의 좌중간 안타 때 홈을 밟으며 포효했다.

롯데는 3-1로 앞선 8회 강민호가 SK 세 번째 투수 이승호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날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수비에선 3루수 황재균이 빛났다. 그는 7회 수비 2사 2, 3루에서 정상호의 빗맞은 땅볼을 오른손으로 직접 잡아 아웃시키는 등 2번이나 실점 위기를 막았다.

홈런 1방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한 전준우는 2차전 최우수선수에 선정돼 씨티은행 상금 100만 원과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100만 원 상당의 숙박권을 받았다. 그는 “올해는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준비를 많이 했다. 몸쪽 공을 노리고 있었던 게 홈런이 됐다”며 “사직 홈경기의 포스트시즌 12연패를 끊은 만큼 앞으로 홈 12연승을 하겠다”며 웃었다. 양 팀은 하루를 쉰 뒤 19일 문학에서 3차전을 치른다.

부산=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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