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13일 점프볼… 16번째 시즌 준비하는 반지의 제왕 KCC 추승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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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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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채운 왼손… 오른손에도 우승반지 끼고 싶어

‘소리 없이 강한 남자’ KCC 추승균. 5개의 우승반지가 그의 왼손에서 반짝반짝 빛난다. 어느덧 프로농구 최고령 선수가 된 그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올 시즌 여섯 번째 우승반지와 역대 두 번째 1만 득점에 도전한다. 점프볼 제공
‘소리 없이 강한 남자’ KCC 추승균. 5개의 우승반지가 그의 왼손에서 반짝반짝 빛난다. 어느덧 프로농구 최고령 선수가 된 그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올 시즌 여섯 번째 우승반지와 역대 두 번째 1만 득점에 도전한다. 점프볼 제공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졌다. 이맘때가 되면 그의 가슴은 뛴다. 새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달라진 바람으로 알게 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남다르게 느껴진다. 이런 설렘도 마지막이 될 수 있어서다.

○ 지난 시즌 끝난 후 1년 계약

프로농구 KCC의 ‘소리 없이 강한 사나이’ 추승균(37). 그는 13일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일 프로농구 챔피언전에 출전하기 위해 KCC 선수단과 일본을 찾았다. 지난달 29일 시즈오카 1차전에 이어 2일 군마 2차전을 앞두고 만난 추승균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동갑인 LG 서장훈과 함께 국내 프로농구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추승균. 그는 1997∼1998시즌부터 15시즌을 줄곧 한 팀에서 뛰며 개인 최다인 다섯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 우승으로 비어 있던 왼손 엄지손가락에 두툼한 반지를 끼며 다섯 손가락에 모두 영광스러운 ‘훈장’을 채웠다. “(이)상민이 형, (조)성원이 형과 함께했던 1998년 첫 우승, 2009년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71경기에 모두 출전해 정상에 섰던 게 특히 기억에 남아요.”

지난 시즌 종료 후 그는 1년 계약을 했다. “더 뛰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죠. 후배들도 있고 욕심 부린다고 될 일은 아니에요. 지도자를 포함해 앞날을 준비해야 할 때고요.”

○ 통산 1만 득점도 욕심 나네요

유종의 미를 꿈꾸는 추승균은 조심스럽게 두 가지 목표를 밝혔다. “정상에서 물러나고 싶어요. 오른손 엄지손가락에 여섯 번째 우승반지를 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꾸준히 달려온 결실이 될 1만 득점도 이루고 싶고요.”

추승균은 정규시즌 통산 9575점으로 서장훈(1만2545점)에 이어 2위다. 평균 14점을 넣은 페이스를 감안할 때 이번 정규시즌 54경기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그의 장수 비결은 뭘까. “꾸준히 운동하고 좋은 것만 먹어가며 몸 관리한 것뿐 아니라 마인드 컨트롤을 잘한 것 같아요. 낙천적인 성격이 아닌데 코트에선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감을 가지려고 했죠.”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가 주무시다 돌연사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 일을 계기로 늘 잘돼야 한다는 의식이 강했어요. 힘들 때면 예전 일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죠.” 프로에서 16년째 뛰면서 그와 호흡을 맞춘 감독은 신선우 허재 두 명뿐이다. 특별한 변화 없이 안정된 환경을 누린 것도 그에게는 행운이었다.

자신에게 굳어진 모범생 이미지에 스트레스를 받아 일탈을 시도한 적도 있다던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다. 후배 걱정을 늘어놓을 때였다. “요즘 신인들을 보면 체격은 좋아졌는데 세밀한 기술이나 시야는 오히려 약해요. 동생들이 달라져 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에요.”

군마=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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