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신한동해오픈 첫날 1언더파 공동 8위… 노련미로 위기 극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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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려도… 벙커에 빠져도… 탱크는 달린다

빡빡한 일정도, 사나운 날씨도 ‘탱크’ 최경주(41·SK텔레콤)의 앞을 막진 못했다. 40대의 나이에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최경주는 각종 악조건을 관록과 여유로 뛰어넘었다.29일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GC(파72·7389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 최경주는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쳐 단독선두 정준(40·캘러웨이)에게 2타 뒤진 공동 8위에 오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 베테랑의 관록

전날 새벽 입국한 최경주는 오전 8시 12분에 티오프를 했다. 새벽부터 비가 내려 그린은 젖어 있었다.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내내 비를 맞으면서 경기를 치러야 했다.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최경주는 위기에 강했다. 14번홀(파4)에서 세컨드 샷이 해저드 구역 내 개울 옆 진흙에 반쯤 박히는 위기를 맞았으나 3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린 뒤 파를 지켰다. 16번홀과 18번홀에서는 벙커에 빠뜨린 공을 정확하게 핀 1m에 붙여 갤러리의 박수를 받았다.

최경주는 경기 직후 “미국에서 대회를 마치고 곧바로 오느라 잘 쉬지도 못했고 날씨도 좋지 않았다. 이것저것 재지 말고 똑바로만 치자고 생각했다. 이븐파를 목표로 했는데 언더파를 쳤으니 행복하다. 마지막 홀의 보기가 아쉽지만 아쉬움이 있어야 다음에 더 노력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웃었다. 반면 최경주와 동반 라운드를 한 강성훈(24·신한금융그룹)과 재미교포 존 허는 악천후 속에서 나란히 6오버파 78타로 부진했다.

○ 강자의 여유

최경주는 경기 내내 편안한 모습이었다. 강성훈에 비해 드라이브 거리가 10야드 이상씩 차이가 났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PGA투어에서 그의 평균 드라이브 거리는 285.6 야드로 137위에 불과했다.그는 “마흔 살이 넘으면서 언제부턴가 아무리 세게 쳐도 공이 안 나간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거리 욕심을 버렸다. 매니저에게도 농담처럼 ‘난 이제 살살 구력으로 치겠다’고 말했다. 그 대신 나의 강점인 아이언 샷으 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그게 정답이었다. 마음이 편해서인지 성적이 오히려 잘 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남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자신이 가진 것을 100% 활용한다면 성적은 저절로 따라온다”고도 했다.

인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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