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로 기자의 시크릿 필드] 999번째 티샷 ‘작은 거인’ 톰 카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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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1일 07시 00분


사진제공|송도IBD 챔피언십
사진제공|송도IBD 챔피언십
거장들의 플레이는 감동 그 자체였다.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이면서 PGA투어에서 39승을 올린 톰 왓슨부터, 1998년 PGA투어 올해의 선수 출신인 마크 오메라, 유러피언투어를 주름 잡았던 베른하르트 랑거까지. 출전 선수 60명 모두 전설이었다.

국내 유일의 미PGA 챔피언스 투어 송도 IBD 챔피언십은 사흘 만에 끝났지만 골프 거장들이 남기고간 여운은 아직 남아 있다.

거장들 틈에서 유독 빛나는 또 한명의 스타가 있었다. ‘골프의 신사’, ‘작은 거인’으로 불렸던 톰 카이트(63·사진)다. 1949년 12월9일 생인 그는 1972년 프로에 데뷔해 올해 40년째 필드를 누비고 있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숱한 기록도 세웠다.

PGA투어 19승에 챔피언스투어에서도 10승을 올리며 2004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됐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바비존스 트로피(1979년)와 바이런넬슨트로피(최저타수상-1981년), 올해의 선수(1989년), 아널드파머상(상금왕-1989년) 등을 수상했다.

의미 있는 기록도 많았다. 그는 1976년부터 2004년까지 38년 동안을 한번도 거르지 않고 US오픈에 출전했다. 이 기록은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잭 니클라우스의 44년 연속 출전 기록에 이어 역대 2위다. 좋은 기록만 있는 건 아니다. 1997년 마스터스에서 불명예 기록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이 대회 우승자는 타이거 우즈다. 48세이던 카이트는 이제 갓 프로에 데뷔한 젊은 우즈를 상대로 첫 번째 마스터스 우승을 노렸지만 무려 12타 차의 쓴 패배를 맛봤다. 마스터스 역사상 최다타수 차 1,2위다.

이런 환희와 역경이 있었기에 그의 골프인생 40년은 더욱 감동적이다. 한 가지 더 그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기록이 있다. 송도IBD챔피언십은 자신의 통산 999번째 대회였다. 딱 하나가 모자라지만 1000번째 대회만큼 의미를 갖는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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