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삼성 최형우, 대포킹의 위엄…“투수 3관왕 별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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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9일 07시 00분


KIA윤석민 시즌 피홈런 9개중 4개 뺏어
26호 투런…2위 이대호와 3개차로 벌려
타점도 6개차 추격…“내친김에 2관왕!”

최형우. 스포츠동아 DB.
최형우. 스포츠동아 DB.
에이스에 더 강한 홈런왕이다.

롯데 이대호가 주춤한 사이 생애 첫 홈런왕을 향해 성큼성큼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삼성 최형우가 또 한번 홈런포를 폭발했다.

최형우는 8일 광주 KIA전 1회초 2사 1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윤석민의 145km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시즌 26호 2점홈런으로 연결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았고, 비거리는 120m로 기록됐다. 홈런 2위 이대호(23개)와의 격차는 이제 3개로 벌어졌다.

윤석민은 다승·방어율·탈삼진에서 모두 1위를 달리며 올 시즌 8개 구단 투수 중 가장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고 있는 ‘에이스 오브 에이스’. 하지만 최형우는 올 시즌 유독 윤석민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2일 대구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빼앗는 등 윤석민에게만 총 4개의 홈런을 빼앗았다. 윤석민의 시즌 피홈런수가 9개에 불과한 것을 떠올리면 최강 에이스 윤석민은 ‘최형우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남자’가 되고 마는 셈.

최형우는 윤석민에게 유독 강한 이유를 묻자 “너무나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더 긴장한다. 솔직히 타석에 서기 전까지, 도저히 치기 힘든 볼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볼이 좋다”면서 “그런 생각이 있어서인지 마음을 비우고 집중하게 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초구나 빠른 볼카운트에서 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1회 홈런도 초구를 받아친 것이었다.

이대호도 “올해 홈런왕은 내가 아니라 최형우가 할 것 같다. 형우에게도 그 얘기를 해 줬다”고 할 만큼, 최형우에게 홈런왕은 이제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대호는 8월 단 1개 홈런에 그치고 9월에는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등 극심한 밸런스 난조로 고전하고 있지만 최형우는 꾸준히 홈런포를 자랑하며 기복없는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7월에 3개, 8월에 6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고 윤석민을 상대로 기분 좋은 9월 첫 홈런도 때려냈다.

최형우는 이대호에 대해 “꼭 한번 넘어보고 싶은 큰 산”이라고 말한다. 이대호는 일찌감치 후배의 도전에 반가운 마음으로 응전하겠다고 밝혔고, “최형우 같은 후배가 나온다는 건 나를 위해서도, 한국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홈런왕에 대해 이제 어느 정도 확신이 섰기 때문일까.

최형우는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홈런보다는 이제 타점에 욕심을 내고 싶다. 팀에 보탬이 되는 타점을 더 만들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즌 88타점의 최형우와 1위 이대호(94개)의 차이는 이제 6개로 줄었다. 몰아치기에 성공한다면 한 두게임에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간격. 내심 홈런왕에 타점왕까지 거머쥐겠다는 욕심을 내비치고 있는 최형우. 그는 ‘넘고 싶은 큰 산’을 완전히 정복하겠다는 의지에 불타고 있다.

광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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