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삼성 119’ 불펜서 쏘아올린 V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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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5일 07시 00분


불펜 에이스, KIA전 4회초 조기등판
148km 강속구+슬라이더 등 주무기
2.2이닝 무실점…팀 재역전 일등공신
“1회부터 출격 채비…승리욕심 버렸다”

삼성 안지만. 스포츠동아DB
삼성 안지만. 스포츠동아DB
1위 삼성은 다른 팀에 없는 두 가지 확실한 무기를 갖고 있다. 첫 번째는 그 어떤 선수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마무리 오승환, 그리고 불펜 에이스 안지만이다.

마무리는 승리를 지키는 수호신이지만 마운드 운용의 핵심 안지만은 지고 있는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감독의 필승카드다. 1·2위 맞대결이 펼쳐진 14일 대구. 주말 3연전에서 1승1패씩 주고받은 양팀에게 이날 경기는 의미가 컸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순위싸움에서 대결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KIA는 많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끈질기게 삼성과 맞섰다. 선취점을 내줬지만 3회 곧장 나지완의 2점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다시 4회초 2사 1·2루의 찬스를 잡았다. 다음 타자는 타격1위 이용규, 곧장 투수교체 사인이 났다.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안지만이었다. 좌타자 이용규, 1점차로 뒤지고 있는 4회,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안지만이 나올 순서가 아니었다. 그러나 안지만의 투입은 삼성 전 선수단에 ‘오늘은 꼭 이긴다’는 감독의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류 감독은 6-2로 역전승을 거둔 직후 “안지만의 조기 투입은 오늘 경기가 매우 중요한 승부여서 꼭 이기겠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지만은 마운드에 올라 까다로운 첫 타자 이용규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다. 그리고 2.2이닝 동안 9명의 타자에게 볼넷 없이 안타 단 1개만을 허용하며 완벽한 투구를 보여줬다. 전날 홈런을 터트리며 상승세를 보였던 신종길을 포함해 안치홍, 김주형을 모두 삼진으로 잡았고 한 차례의 흔들림 없이 KIA 타선을 압도했다.

최고 148km의 묵직한 빠른공에 134km를 찍은 날카로운 슬라이더, 커브와 체인지업을 곁들인 빈틈없는 투구였다. 마운드가 더 이상 추가 실점을 막자 삼성 타선은 힘을 냈고 5회 역전에 성공했다.

안지만은 이날 팀이 역전하며 시즌 11승째를 올렸다. 다승 2위로 1위 윤석민과 2승차다. 그러나 안지만은 승수는 머릿속에서 지웠다고 말했다. 불펜 투수이기 때문에 오직 팀의 승리를 지키는 일 혹은 디딤돌을 놓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다.

안지만은 “오늘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1회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불펜투수이기 때문에 11승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최근 선발부터 불펜까지, 그리고 타선이 좋기 때문에 정규시즌 1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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