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이 발굴한 숨은 진주들] 김경중·백성동 차세대 스타 예약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8월 12일 07시 00분


탁월한 스피드·화려한 발기술로 16강 선봉
MF 김영욱·DF 장현수 올림픽팀 합류 예감

한국이 이번 FIFA U-20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팀의 공격을 책임졌던 지동원(20·선덜랜드), 남태희(20·발랑시엔), 손흥민(19·함부르크) 등이 대거 빠진데다 홈팀 콜롬비아, 유럽 예선 1위 프랑스, 아프리카의 다크호스 말리 등으로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하지만 U-20 대표팀 선수들은 단단한 팀워크와 투혼을 발휘하며 16강에 올라 1차 목표를 달성했다. 백성동(20), 장현수(20·이상 연세대), 김영욱(20·전남), 김경중(20·고려대) 등은 이번 대회를 통해서 차세대 한국축구를 이끌어 갈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광종호의 좌우 윙 포워드를 맡은 백성동과 김경중은 축구팬들에게 이름 석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번 대회전까지 둘은 대학 무대에서는 어느 정도 기량을 인정받았지만 프로에서 뛰는 동기들에 비해서 덜 알려졌던 선수들이었다. 금호고 동기인 둘은 진가를 발휘했다.

김경중은 조별리그 1차전 말리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고, 백성동은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말리전 추가골이 된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맹활약했다. 김경중은 탁월한 스피드를 앞세웠고, 백성동은 화려한 발기술로 상대 수비를 제압하며 한국 공격을 책임졌다. 백성동과 김경중은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히 몸값을 높였다.

미드필드에서는 김영욱이 단연 눈에 띄었다. 177cm로 비교적 단신인 그는 중원의 지휘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자신보다 10cm이상 큰 선수들과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투지를 발휘했다. 16강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양쪽 다리에 모두 근육경련이 일어났지만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는 정신력을 선보였다. 조별리그 2차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프리킥을 골로 연결시켰을 정도로 킥력도 갖췄다.

중앙수비수 장현수의 활약도 눈부셨다. 그는 말리와의 경기에서 파트너 황도연을 잃었다. 황도연은 말리전 전반에 부상을 입어 이번 대회를 치르지 못하고 중도에 귀국했다. 하지만 장현수는 수비를 리드하며 한국이 16강에 오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프랑스전 막판에 2골을 연속 내주긴 했지만 이후 콜롬비아, 스페인을 상대로 단 1골만 허용했을 정도로 뛰어난 수비력을 과시했다.

이들 4명은 앞으로 올림픽대표팀에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백성동과 장현수, 김경중은 이미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해 테스트를 받았던 선수들이다. 소속팀 전남에서도 주전으로 뛰고 있는 김영욱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U-20 대표 사총사의 등장은 중복차출과 해외파 증가로 선수 선발을 고심했던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최용석 기자 (트위터@gtyong11)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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