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투수는 왜 어려운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8월 9일 07시 00분


승부처 투입하는 5분 대기조
배짱·결정구·체력 완벽해야

하위권 팀도 수준급 선발은 1∼2명 보유하고 있지만 위기의 순간 항상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마무리는 리그 전체에서 3∼4명에 지나지 않는다.

수준급 마무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유는 기술적, 심리적, 그리고 체력적 측면에서 단 하나의 결점도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심리적 측면은 생각보다 비중이 크다. 중간계투와 마무리 모두 똑같이 1이닝 내외를 책임진다.

그러나 크게 뒤지고 있을 때는 상대 타자를 완벽하게 제압하는 투수도 박빙승부가 펼쳐지는 9회에는 볼넷을 남발하기 일쑤다. 15승급 선발 에이스도 같은 상황에서 자주 흔들린다. 시즌 초 마무리를 잠시 맡았던 KIA 서재응은 “선발투수는 한 경기를 책임지지만 마무리는 팀 분위기 전체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는 말로 마무리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기술적 측면도 중요하다. SK 김성근 감독은 “오승환처럼 압도적 직구를 갖고 있거나, 타자를 현혹하는 무결점 변화구가 없으면 마무리를 할 수 없다. 선발투수의 실투는 안타 하나지만 마무리의 실투는 패배로 이어진다. 그래서 어렵다”고 지적했다.

체력적 측면도 빠질 수 없다. 롱런하는 마무리를 쉽게 찾을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잘 짜여진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선발과 달리 마무리는 매 경기 근육의 긴장을 풀 수 없다. 팀 상황에 따라 3일 연투 또는 2이닝 마무리도 소화해야 한다.

이경호 기자 (트위터 @rushlkh)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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