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새 총재 구본능씨 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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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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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구본무 회장-구본준 구단주와 형제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62·사진)이 프로야구의 새 수장으로 추대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구 회장을 제19대 총재로 만장일치 추천했다. 구 회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66), 구본준 LG 트윈스 구단주(60)와 친형제 사이다. KBO는 다음 주 구단주 총회를 열어 구 회장을 새 총재로 선임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 보고하기로 했다.

구 회장은 유영구 전 총재의 잔여 임기인 12월 31일까지 총재직을 맡으며 내년에 3년 임기의 20대 총재에 재추대될 것으로 보인다.

KBO는 5월 2일 유 전 총재가 사퇴하면서 이용일 총재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돼 왔다. 새 총재를 선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정치권 인사가 총재 후보로 거론돼 낙하산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각 구단은 660만 관중 돌파를 바라보는 상황에서 경영 마인드를 갖춘 최고경영자가 구단주를 맡아야 한다며 민선 총재를 물색해 왔다.

이날 이사회에는 SK 신영철 사장을 제외한 8개 구단 사장이 참석했다. 총재의 자격에 대해선 ‘구단주 또는 구단주 대행 중에서 선출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상일 사무총장은 “9개 구단 구단주가 모두 개인 사정을 이유로 총재직을 고사했다. 이에 따라 이번엔 구단주 일가로 범위를 확대해 구 회장을 총재로 추대했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공식적으로 KBO 총재직 수락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용일 총재 대행과 이사회 사장단이 사전에 교감을 나눴다고 KBO는 전했다.

허구연 야구발전위원회 실행위원장은 “구 회장은 야구 발전을 위해 소리 소문 없이 도움을 줬다. 유 전 총재의 사퇴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10구단 창단 작업에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12명의 총재를 배출했다. 프로야구계에서 자율적으로 총재를 뽑은 건 12∼14대 박용오 총재, 17∼18대 유영구 총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구본능 새 프로야구 수장의 과제▼

“앞으로 야구 발전에 더 이바지하라는 사랑의 매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2006년 12월 12일 일구상 대상을 받았을 때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한국스포츠사진연구소 이사장으로 ‘사진으로 보는 한국 야구 100년’을 출간한 공로를 인정받은 자리에서였다.

그는 전문경영인이자 야구인이었다. 경남중 시절 야구 선수로 뛰었다. 경남고에 진학해서는 학업에 전념하느라 야구를 그만뒀지만 경영자 수업을 받는 틈틈이 야구를 위해 뛰었다. 최근까지도 잠실야구장을 자주 방문해 야구를 즐긴 마니아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구 회장을 추대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구 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새 총재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프로야구는 출범 30년째를 맞아 660만 관중을 목표로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럼에도 각 구단은 매년 1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프로야구 흑자시대를 열기 위해 전문경영인다운 노하우를 발휘해야 한다.

또 창원을 연고로 한 제9구단 NC 다이노스가 2013년 1군 무대에 올라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유영구 전 총재의 사퇴로 3개월간 중단된 제10구단 논의도 본격화시켜야 한다.

야구 인프라 개선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방의 노후한 야구장을 대체할 새 야구장 건설을 본격화하고 각 구단이 야구장을 장기 임차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야 한다.

일구회는 2일 성명서에서 “야구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경영인이 프로야구 수장이 된 것을 환영한다”며 “제10구단 창단과 새 야구장 건설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구본능 회장은::

△1949년 출생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4남 중 둘째 ▽경남고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특기사항=경남중 시절 야구 선수로 활동. 한국스포츠사진연구소 이사장으로 2005년 ‘사진으로 본 한국 야구 100년’을 출간해 그해 대한야구협회 공로상, 2006년 제11회 일구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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