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스페셜] 이용규 “커트신공의 비밀은 무릎과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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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9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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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가 밝힌 타격 진화 이유

타격시 무릎은 공 따라 나가며 방향타 역할
배트는 마지막에 돌려 어떤 공도 공략 가능
넓어진 시야와 타석 참을성도 고타율 비결

이용규. 스포츠동아DB
이용규. 스포츠동아DB
KIA 이용규(26)는 올시즌 신기의 타격기술을 자랑하고 있다. 우선 4할대를 육박하는 타율로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용규는 7일까지 0.384(229타수 88안타)의 고타율로 타격 1위를 질주했다. 또한 출루율도 0.472로 1위를 달렸다. 거의 두번 중 한번은 출루한다는 의미다.

○기록의 진화

이용규는 그동안 국가대표로 올림픽과 WBC 무대에서도 중용될 정도로 국내에서 공수주에 걸쳐 손꼽히는 기량을 발휘했다. 그러나 기록을 보면 2004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가장 높은 타율은 2006년 0.318이었다. 3차례 3할타율을 달성했지만 모두 3할대 초반. 게다가 출루율도 지난해 기록한 0.398이 가장 높았다. 물론 수준급의 타율과 출루율이긴 했지만 특급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올시즌에는 비록 중반이긴 해도 국내에서 최고의 타율과 출루율로 프로야구를 뒤흔들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주특기인 커트의 진화. 이전까지도 자신이 원하는 공이 아니면 커트를 해내는 기술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젠 거의 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다. 자신이 원하지 않은 공은 커트로 파울을 만들고, 원하던 공이 오면 안타를 만들어내니 타율과 출루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술의 진화

그렇다면 이용규 스스로는 신기에 가까운 커트 기술과 타격의 진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8일 잠실 LG전에 앞서 만난 이용규는 자신의 타격폼을 시범 보이면서 우선 기술적으로 무릎과 손을 지목했다. 그는 “타격시 무릎과 상체는 공을 치기 위해 앞으로 나가면서 공을 따라간다”면서 “방망이를 잡고 있는 손은 처음 테이크백을 한 동작에서 붙여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릎이 방향타 구실을 하고, 최대한 뒤에 남겨놓았던 방망이가 타격시 공을 따라잡는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변화도 있었다. 그는 “작년, 재작년만 해도 (스트라이크) 비슷하면 치려고 했다. 0-2, 1-3 등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치려는 마음이 앞서 배트가 나갔다. 그런데 올해는 유리한 카운트가 되면 공의 코스만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치기 위해 배트를 돌리면서 공을 쫓아갔다면, 올해는 공이 오는 길목을 본 뒤에 치는 참을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여기에다 “작년까지는 치는 데 주력했지만 이젠 상대 수비 위치를 보고 밀기도 하고 당겨치기도 한다”며 넓어진 시야가 타율을 높이고 있는 배경임을 설명했다.

○시즌목표 상향조정? 아직은….

이용규가 올시즌에 앞서 설정한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시즌에 앞서 타율은 3할3푼을 목표로 잡았다. 최근 1번타자가 타율이 그 정도로 높은 타자는 정근우 선배 정도였다. 출루율은 4할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젠 목표를 상향조정하고 있을까. 그는 “아직 시즌 중반이다. 20경기 정도 남아있으면 모를까 지금은 그런 목표를 세울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조범현 감독은 국내 최고의 1번타자로 진화한 이용규에 대해 “밸런스와 타이밍이 좋아졌다. 노림수를 가지고 타격을 하는 게 아니라 특정한 코스와 구종을 노리지 않고도 타격을 한다. 이상적인 타격이다”고 평가하면서 “진작 이렇게 치지”라며 웃었다.

잠실 |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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