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공공의 적 들어봤나? vs 그 악명 되찾으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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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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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산 폭격기’ 가빈, 삼성화재 재계약 확정…
‘크로아티아 특급’ 안젤코, KEPCO45 입단

가빈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won@donga.com(위), 안젤코 삼성화재 시절의 안젤코. 동아일보DB
가빈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won@donga.com(위), 안젤코 삼성화재 시절의 안젤코. 동아일보DB
‘크로아티아 특급’ 안젤코(28)냐, ‘캐나다산 폭격기’ 가빈(25)이냐.

2011∼2012시즌을 앞두고 배구 팬들은 큰 볼거리가 생겼다. 일본에서 활약하던 안젤코 추크가 5월 KEPCO45에 입단한 데 이어 최근 가빈이 삼성화재와 재계약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6일 “계약서에 사인만 안 했지 가빈이 3년 연속 삼성화재에서 뛰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최근 두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는 가빈의 독무대였다. 국내에 데뷔한 2009∼2010시즌 역대 처음으로 총 1000득점을 넘기며 공격상, 득점상, 서브상에 이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챔피언결정전 MVP까지 휩쓴 가빈은 지난 시즌에도 득점왕을 차지하며 삼성화재의 우승을 이끌었다. 모든 팀이 가빈을 ‘공공의 적’으로 꼽았지만 막지 못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 어디서 본 듯하다. 가빈이 오기 전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안젤코가 그랬다. 안젤코는 국내에 데뷔하던 2007∼2008시즌 서브와 득점 1위에 올랐다. 정규시즌 800득점을 넘긴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팀을 통합 챔피언에 올려놓은 안젤코는 정규시즌 MVP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휩쓸었다. “안젤코가 있는 한 삼성화재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나올 법도 했다. 이듬해 정규시즌 2위 삼성화재를 다시 챔피언으로 만든 안젤코는 재계약을 택하는 대신에 일본으로 떠났다. 그가 떠난 자리는 가빈이 메웠다. 쉽게 깨지지 않을 삼성화재의 4시즌 연속 우승을 합작한 안젤코와 가빈은 이제 적으로 만나게 됐다.

두 용병은 한국에 오기 전만 해도 그저 그런 선수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활약했던 소토가 유럽 무대에서도 인정받은 A급이라면 안젤코와 가빈은 데뷔 당시만 해도 갈 곳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그러나 타고난 신체 조건과 힘을 앞세워 ‘한국형 용병’으로 거듭났다. 두 선수를 길러낸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처음에는 기량이 떨어졌지만 수비를 배우면서 달라졌다. 실력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닌데 힘든 훈련을 견뎌냈기에 거듭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년 동안 국내에서 뛰지 않았던 안젤코가 예전 같은 기량을 보여줄지에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 그러나 KEPCO45 신춘삼 감독은 “5월에 테스트를 해 봤는데 힘과 기술 모두 괜찮았다. 나이도 아직 젊다. 소속 팀이 부진해 개인 성적도 좋지 않았지만 일본의 섬세한 배구를 접했다는 것은 되레 긍정적이다. 이달 말 입국한 뒤 동료들과 호흡을 충분히 맞춘다면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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