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른 박태환 3관왕 “세계선수권도 기대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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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샌타클래라 국제그랑프리 100m선 황제 펠프스 꺾어

“다음 달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웃을 수 있도록 남은 기간에 몸 상태를 최고로 끌어올리겠다.”

‘마린 보이’ 박태환(22·단국대)이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국제그랑프리대회에서 3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은 이날 남자 200m 결선에서 1분45초92 만에 터치패드를 찍으며 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2위 라이언 나폴레옹(호주·1분48초71)과는 3초 가까이 차이가 날 정도로 일방적인 레이스였다. 출발 반응 속도는 0.69초로 2위였지만 초반부터 앞서 나가며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박태환의 기록은 올 세계랭킹 3위에 해당한다.

박태환은 전날 자유형 100m와 400m에서 우승했다. 특히 100m에서는 48초92를 기록하며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49초61)를 처음으로 꺾었다. 박태환은 2007년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펠프스와 처음 대결했지만 동메달에 그쳤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도 펠프스에게 우승을 내주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비록 박태환과 펠프스 모두 실전 감각을 조율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 참가한 데다 자유형 100m가 주종목이 아니라 기록도 썩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맞대결을 앞두고 박태환이 기선을 제압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박태환의 전담 코치 마이클 볼은 “49초대 초반 기록을 예상했는데 스피드가 좋았다. 기록보다는 펠프스를 처음 이겨 자신감을 얻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최근 3주 동안 멕시코에서 고지훈련을 했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였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이전보다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며 내달 24일 개막하는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전망을 밝게 했다.

박태환은 2007년 멜버른 대회 자유형 400m에서 우승하며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땄지만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자유형 200m, 400m, 1500m에서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박태환은 대회 마지막 날인 20일 개인혼영 200m에 출전한 뒤 호주 브리즈번으로 돌아가 세계선수권대회를 대비한 마지막 훈련을 시작한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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