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엔 박태환, 홍명보호엔 김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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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0일 07시 00분


19일 열린 요르단과의 2012런던올림픽 아시아 예선 1차전에서 후반 9분 천금의 동점골을 터뜨린 김태환(앞쪽)이 문전 쇄도 중 
요르단 골키퍼의 무리한 태클에 넘어지며 패널티킥을 얻어내고 있다.
19일 열린 요르단과의 2012런던올림픽 아시아 예선 1차전에서 후반 9분 천금의 동점골을 터뜨린 김태환(앞쪽)이 문전 쇄도 중 요르단 골키퍼의 무리한 태클에 넘어지며 패널티킥을 얻어내고 있다.
요르단전 동점골 등 활약…김태환은 누구?

고교때 득점왕…FC서울선 특급조커 꿰차
김보경·조영철 빈자리 메운 대타로 행운
“한 골만 터지면 계속 터진다” 굳센 믿음
A매치 K리그 등 성인무대 첫골 기쁨두배

‘대타요원’ 김태환(22·FC서울)이 홍명보호를 살렸다.

김태환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요르단과 2012런던올림픽 2차 예선 1차전 홈경기에서 천금같은 동점골과 역전골의 발판이 되는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이 0-1로 뒤지던 후반 10분, 윤석영의 크로스가 요르단 문전 오른쪽으로 흘렀다. 김태환이 침착하게 트래핑한 뒤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골문 왼쪽 구석을 뚫었다. 후반 31분에는 문기한의 패스를 받아 요르단 수비수를 한 명 제치고 돌파해 페널티 지역 안에서 파울을 얻어냈다. 윤빛가람이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원래 홍명보호의 주전 좌우 측면 공격수는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조영철(알비렉스 니가타)이다. 그러나 이들이 소속 팀의 차출 반대와 부상으로 이번에 합류하지 못하자 홍명보 감독은 김태환과 김민우(사간도스)를 내세웠고 대성공을 거뒀다. 김태환이 성인무대 데뷔 후 K리그와 A대표팀, 올림픽대표팀을 통틀어 터뜨린 첫 골이라 감격이 더했다. 학창시절부터 줄곧 공격수로 뛰었던 김태환은 금호고등학교에 다닐 때 전국대회 득점왕까지 차지할 정도로 감각이 뛰어났다. 그러나 성인 무대의 벽은 높았다.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FC서울에서 2010년 19경기, 올해도 10경기를 뛸 정도로 특급 조커 요원으로 자리 잡았지만 유독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월 온두라스 전을 앞두고 대표팀 조광래 감독의 부름을 받았지만 게임은 뛰지 못했다. 올림픽 팀 소속으로 1일 오만과 평가전에서 2도움을 올렸지만 역시 골은 없었다. 그러나 오만 전에서 빠른 발을 활용한 날카로운 크로스로 홍 감독의 합격점을 받았고 올림픽 팀 데뷔 2경기 만에 대형사고를 쳤다.

이날 김태환의 맹활약을 유독 기뻐한 사람이 두 명 있었다. 김태환의 아버지 김웅정 씨는 고향인 광주에서 ‘김태환 후원회원’ 30여명을 데리고 버스를 대절해 서울로 응원을 왔다. 모두 김태환의 서울 유니폼을 맞춰 입고 본부석 왼편에서 열렬한 응원을 펼쳤다. 아들의 골이 들어가는 순간 아버지 김 씨는 “어제 통화할 때부터 예감이 좋았다. 아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최용수 감독대행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최 감독대행은 경기 후 “기대도 안 했던 왼발로 넣어 깜짝 놀랐다. 팀에서 골을 넣어야지 대표팀에서 먼저 넣느냐”고 농담을 하면서도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김태환은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그 동안 골이 안 들어가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1골만 넣으면 계속 터질 거라는 믿음을 가졌다. 올림픽 팀에서 주전이든 교체든 내 맡은 역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상암 | 윤태석 기자(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상암 | 박화용 기자(트위터 @seven7sola)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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