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억울하지만 심판도 운 없지”, 박종훈 “임찬규? 프로서 좋은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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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10일 07시 00분


■ ‘보크 오심’ 잠실구장 그 후

9일 잠실 LG전에 앞서 한화 한대화(왼쪽) 감독은 전날 억울한 보크 판정을 잠시 잊고, 심판들과 악수를 나눴다. 잠실 | 임진환 기자 (트위터@binyfafa) photolim@donga.com
9일 잠실 LG전에 앞서 한화 한대화(왼쪽) 감독은 전날 억울한 보크 판정을 잠시 잊고, 심판들과 악수를 나눴다. 잠실 | 임진환 기자 (트위터@binyfafa) photolim@donga.com
보크 오심으로 뜨거웠던 8일밤을 보낸 잠실구장은 하루가 지난 9일 에도 여전히 전날의 여운이 남아 있었다.


○한대화 “심판도 사람인데 할 수 없지”


‘피해자’인 한 감독은 전날보다 훨씬 차분했다. “술을 약간 마시고 훌훌 털어버렸다. 그런 날 많이 마시면 오히려 더 안 좋다”며 웃었다. 그리고 “물론 억울하지만 심판들이 오심을 인정했으니 일을 복잡하게 만들 생각은 없다”면서 “심판들도 운이 없었다. LG 주키치나 KIA 트레비스 보크도 잡았던 심판조인데, 하필이면 거기서 정원석이 뛸 줄 누가 알았겠나”라며 오히려 감쌌다. 하지만 전날 항의에 대해서는 “혹시라도 다시 경기할 수 있나 싶어 그랬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훈 “임찬규에게 좋은 경험 됐을 것”

LG 박종훈 감독 역시 오심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중징계를 받게 된 심판들을 향해 안타까운 시선을 보냈다. “한화팬들로서는 정말 속상하고 분노할 일이다. 하지만 벤치에 앉은 우리조차 보크임을 인식하지 못했을 정도로 순식간이었다”면서 “심판들도 제대로 보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본의 아니게 도마 위에 오른 임찬규에 대해서는 “프로에 와서 당한 첫 홈스틸에 보크까지, 좋은 경험을 했다. 주자 정원석과 포수 조인성의 노련함도 빛났다”고 두루 칭찬했다.

○잠 못 이룬 김민재 코치와 정원석


오심이 없었다면 ‘왕의 한 수’가 됐을 홈스틸 시도. 3루에 있던 김민재 코치와 정원석의 안타까움이 큰 건 당연하다. 김 코치는 “원석이가 ‘뛰어도 될 것 같다’고 해서 함께 기회를 보고 있었는데 ‘한 번만 더 보자’고 말하는 사이 갑자기 홈으로 달려갔다. 나도 깜짝 놀라 홈 쪽으로 같이 뛰었다”면서 “그 때 3루심 옆에 그대로 서서 투수를 봤다면 곧바로 어필을 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하니 아쉬워서 잠을 못 잤다”고 했다. 정원석 역시 “초구부터 뛸 생각이었다. 보크도 보크지만 홈에서도 분명히 세이프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아쉽다”며 입맛을 다셨다.

○한화, “8일 성적은 승리 고과로 반영”


한화는 9일 오전 내부 회의를 거쳐 8일 경기 성적만큼은 올시즌 선수단 고과 평점에 ‘승전 고과’로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선수들의 자존심과 사기를 살려주자는 취지다. 또 오심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 한편 오심으로 곤욕을 치른 심판조는 9일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한대화 감독을 만나 정식으로 사과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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