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 인터뷰] 넥센 송신영 “왜 늘 근엄한 척? 저 무서운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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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6일 07시 00분


신인지명땐 후순위…롱런 비결 뭐죠?
절박하게 던지니 기회가 왔어요

독고신영 딱인데…들이대는 팬은 ?
유부남인데…캐릭터 닮은건 인정

미인인 아내 자랑 좀 해주세요
장쯔이 닮았고,현명하고 똑똑 ㅋㅋ

정말 사이드암 전환하실 건지?
구속 떨어지면…결정구는 싱커

마운드 위에서 누구보다 전투적인 송신영(넥센). “무뚝뚝한 인상 때문에 남모를 오해도 많이 받았다”는 그이지만, 팬들의 질문에는 
다정다감한 미소로 답했다. 야구 말고도 재주가 많은 송신영은 가수 김범수의 노래를 즐겨 부를 정도로 뛰어난 가창력도 지니고 있다. 사직 | 박화용 기자 (트위터@seven7sola) inphoto@donga.com
마운드 위에서 누구보다 전투적인 송신영(넥센). “무뚝뚝한 인상 때문에 남모를 오해도 많이 받았다”는 그이지만, 팬들의 질문에는 다정다감한 미소로 답했다. 야구 말고도 재주가 많은 송신영은 가수 김범수의 노래를 즐겨 부를 정도로 뛰어난 가창력도 지니고 있다. 사직 | 박화용 기자 (트위터@seven7sola) inphoto@donga.com

넥센은 올 시즌 초반 손승락(29)의 결장으로 뒷문 공백이 예상됐다.

그러나 대신 마무리의 중책을 맡은 송신영(34)은 9세이브를 수확하며 수호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리고 손승락이 어깨통증에서 벗어나 구위를 회복하면서 그는 다시 ‘천직’이라는 중간계투로 돌아왔다.

팬들의 질문을 바라보던 송신영은 “데뷔 후 이렇게 큰 관심은 처음”이라며 활짝 웃었다. ‘사이드암 전환’ 관련 질문에 영감을 받았는지 인터뷰 당일 경기(1일 사직 롯데전)에선 실제로 사이드암 피칭을 선보이기도 했다.

송신영이 직접 뽑은 친필 사인볼(맥스스포츠 제공)의 당첨자는 @gijaeho, @Leepoooo, @ham2782. 다음주 주인공은 LG의 겁 없는 신인 임찬규(19)다.
-시즌 초반 마무리로 활약했는데 마무리에 대한 욕심은 없는지요.(@sungkiyup)

“없어요. 솔직히 마무리는 이닝 수나 몸을 푸는 횟수 등에서 중간보다 편한 점이 있어요. 하지만 제 스타일은 제가 잘 알아요. 저는 힘 안들이고 맞춰 잡기 때문에 마무리에 적합한 투수는 아니에요.”

-혹시 선발로 나가고 싶은 적은 없으셨나요?(@lovingmm)

“솔직히 어릴 때는 선발욕심이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마음 비웠어요. 불펜이 천직입니다. 로봇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제 몸만 허락된다면, 아프지 않고 구위가 저하되지 않는다면 매일 경기에 나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홀드와 세이브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hb0825)


“당연히 세이브죠. 요즘 프로 와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것 같아요. 그게 중간과 마무리의 차이지요. 중간은 똑같이 잘 해도 스포트라이트 못 받거든요. 하지만 중간에 나갈 때는 주로 이기고 있는 상황이니까, 승리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그 때는 당연히 홀드죠.”

-후배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때 가장 예뻐 보이나요?(@Leepoooo)


“제 인상이 세보여서인지 후배들이 잘 못 다가와요. 그래서 애교 부리는 후배들이 예뻐 보입니다. 김성태와 문성현이 애교가 있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와 그 이유는?(@2minjin)

“프로데뷔전(2001년 4월 19일 수원 한화전)이요. 대학 때는 팔꿈치가 아파서 고생했고, 프로 와서도 2년간 2군에 있었어요. 당시 현대의 투수진이 워낙 막강해 처음으로 1군에 와서도 한동안 경기에 못 뛰었어요. 그러다 기회가 왔죠. 선발이 일찍 무너진 거예요. 김시진 감독님(당시 투수코치)이 저에게 오셔서 ‘스파이크 끈 묶어’라고 하셨는데, 그때 느낌을 잊을 수 없어요. ‘내게 기회가 왔구나. 여기서 못 잡으면 난 끝이구나.’ 당시 한국 최고의 포수라는 박경완(SK) 선배가 마스크를 썼는데, 정말 미트만 보고 던졌습니다.”

-송신영, 김수경 선수는 여성스러운 이름 덕분에 별명이 신영 언니와 수경 언니인데요. 그 별명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신 적이 있나요?(@Myenjung)

“없어요. 팬들이 부르는 것과 선수들 사이에서 별명은 다르니까요. 팬들이 사인 요청할 때 신영 언니라고 부른 것도 딱 한번뿐이에요.”

-인터뷰나 경기 중에는 장난기가 많으신 것 같은데, 왜 팬들 앞에서는 늘 근엄한 척하시는 거죠? 무서워서 다가갈 수가 없어요.(@Leepoooo)

“그런 오해를 많이 받아요. 표정 때문인가요? 지난번에도 ‘왜 언니라고 불러요?’라고 어떤 팬에게 물어봤더니 도망가시던데…. 무서운 사람 아닙니다. 다가오세요.”

-신인지명순위가 높지 않았음에도 훌륭한 성적을 거두며 500경기에 출장하는 ‘믿을맨’이 된 비결은 무엇인가요?(@gijaeho)

“대학 때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해서 프로에 못 올 줄 알았어요. 현대에도 계약금도 못 받고 겨우 들어왔지요. 지금도 팔꿈치에 뼛조각 5개가 있어요. 그런데 프로 와서는 희한하게 안 아픈 거예요. 정말 절박한 마음으로 던졌어요. 선배들이 은퇴하고 트레이드되니까, 그때 기회가 오더라고요. 고생을 해봐야 독기가 생겨요. 후배들이 그런 게 없을 때 안타깝습니다.”

-최근 ‘독고신영’이라는
플래카드를 봤는데, 드라마 ‘최고의 사랑’ 독고진만큼 독고신영도 너무 매력적입니다. 혹시 들이대는 여자 팬은 없나요?(@ShinSKim)

“에이, 없죠. 유부남인데. 제가 봐도 드라마 상 차승원 캐릭터랑 저랑 많이 닮은 듯. 특히 그 싸가지 없는 말투와 행동이요. 그리고 앞에서 심하게 말하고 뒤에서 마음 졸이는 모습까지도 똑같아요.”

-통산 19번째로 500경기 출장(5월 3일 목동 KIA전)하셨는데요. 우연히 등번호와 같네요. 19번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언제부터 19번을 쓰셨어요?(@ham2782)

“99년 입단할 때는 14번이었는데, 2000년부터 19번을 달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의미가 없었는데 점점 의미가 생겨요. 19번째로 500경기에 출전했고, 결혼기념일도 12월 19일이고, 와이프 생일도 5월 19일입니다.”

-아내분이 아주 미인으로 알고 있는데, 아내분 자랑 좀 해주세요.(@Myenjung)

“처음 본 순간부터 제 이상형이었는데 제가 숫기가 없어 다가서지 못했지요. 오밀조밀한 스타일의 장쯔이를 닮은 동양적 미인. 두 살 연상인데도 엄청 동안. 남편 몸보신이라면 끊임없이 연구하는 사람. 현명하고 똑똑한 와이프.”

-지금의 송신영을 있게 한 가장 큰 스승님은?(@Leepoooo)


“지금은 고인이 되신 고등학교 시절 사경만 감독님입니다. 고1 때 배가 아픈 적이 있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위궤양이었는데, 퉁퉁 부은 배를 ‘내 손은 약손이다’하며 어루만져주실 정도로 저를 예뻐해주셨어요. 운동은 독하게 시키셨지요. 그때 하루에 250개의 공을 전력으로 던지곤 했거든요. 그 분 덕에 제구력을 단련할 수 있었습니다.”

-넥센의 젊은 투수들은 볼넷이 많은데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은지.(@nikimiks)


“공을 많이 던져봐라. 전력이 아니더라도 좋고, 던지는 거리를 5m 정도 줄여서라도 좋다. 그렇게 감을 익혀라.”

-팀 내에서 자신의 외모 순위가 몇위라고 생각하세요?(@chorongaaa)

“굳이 매기라면 3등. (이)숭용이 형과 (김)민우가 1, 2등을 다툴 것 같아요. 3, 4등은 저랑 (김)성태. (강)정호는 외모로만 보면, 왜 인기가 많은지 모르겠는데요?(웃음)

-현대의 우승 멤버였다가 넥센으로 바뀌면서 우승과 멀어졌는데 그 느낌이 어떻게 다른가요?(@0802hh)

“현대 때는 ‘내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이 해주겠지’라는 생각이 솔직히 있었어요. 이제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솔직히 있습니다. 후배들이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해주겠지’라고 생각할 때는 안타깝지요.”

-정말 나중에 사이드암으로 전환하실 건지? 그리고 전환하신다면 결정구는?(@ParkC1219)

“직구 구속이 140km도 안나올 때 바꿀 겁니다. 그때는 슬라이더로 카운트 잡고, 결정구로는 싱커를 던질 겁니다. 실제 게임 때도 몇번 (사이드암으로) 던진 적 있어요.”

-송신영 선수가 롤모델로 삼는 혹은 삼았던 선수는 누구인가요?(@jkyoon87)


“선동열. 한국 최고의 투수였으니까요. 투구 폼을 따라해 보기도 했는데, 웬만한 유연성으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10년 뒤 송신영의 모습은?(@Myenjung)

“프로팀 코치. 현장에 없다면 야구학과 교수. 하지만 일단은 송진우(한화코치) 선배 이상(만43세)으로 선수생활 오래하는 게 목표입니다.

정리 |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팬들이 묻고 선수들이 답하는 ‘트위터 인터뷰’ 다음차례는 LG 마운드의 겁없는 신인 임찬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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