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테니스 역사 새로 쓴 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5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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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테니스의 '산 역사' 리나(세계랭킹 7위)가 아시아 국가 출신 선수로 처음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우승하며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리나는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대회 14일째 여자 단식 결승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란체스카 스키아보네(세계랭킹 5위·이탈리아)를 2-0으로 제압하고 아시아 국가 출신 선수로 처음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그동안 중국계 미국인 마이클 창(미국·39)이 17세이던 1989년 역대 최연소로 프랑스오픈을 제패한 적이 있지만 아시아 국가 출신이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리나가 처음이다.

리나가 '최초' 타이틀을 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테니스 역사에서 리나는 언제나 '처음'이라는 수식어를 앞세웠다.

1982년 중국 우한에서 태어난 리나는 배드민턴 선수를 지망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6살 때 배드민턴을 시작했지만 테니스에 더 적합한 소질을 가졌다는 코치의 의견에 따라 9살 때 테니스로 전향했다.

1997년 중국 국가대표가 된 뒤 1999년 프로로 전향한 리나는 서키트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랭킹을 136위로 끌어올리고 이듬해 처음 WTA 투어에 이름을 올렸지만 2002년 봄부터는 대표팀과의 갈등과 대학 공부 등으로 2년 넘도록 코트를 떠나기도 했다.

하지만 2004년 다시 대표팀으로 돌아와 그해 10월 광저우에서 열린 WTA 투어 단식에서 중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대표팀 동료였던 장산과 결혼해 남편을 전담 코치로 두게 된 리나는 2006년 윔블던에서 단식 8강의 벽을 깨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남녀 선수를 통틀어 메이저 대회 단식 8강에 오른 중국인은 그가 처음이었다.

그해 8월 처음으로 세계랭킹 20위에 진입한 최초의 중국 선수가 된 리나는 메이저 대회 4강 기록은 2008년 윔블던 준결승에 오른 정제에 양보했으나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정제와 함께 4강에 합류하면서 다시금 실력을 과시했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결승에 오르며 다시금 주목받은 그는 킴클리스터스(2위·벨기에)의 노련함에 밀려 준우승했지만 프랑스오픈에서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아시아 선수로 드물게 서구 선수에 밀리지 않는 파워 있고 빠른 샷을 구사하는 리나는 장기인 백핸드는 물론 포어핸드에 힘과 정확도를 한층 끌어올려 스키아보네를 압도한 끝에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든 여자 테니스에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린 리나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세계랭킹도 4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1995년 4위까지 올랐던 일본의 베테랑 다테 기미코 크룸(60위·일본)의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됐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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