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포인트]4만여 팬의 환호… 이젠 ‘아픔’씻고 다시 뛰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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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희망’을 얘기했다.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한 태극전사들은 프로축구 승부조작이 빨리 잠잠해지기를 바라며 곧 정상을 되찾길 바랐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은 “좋지 않은 일이 터져 선수들이 팬들에게 한국 축구의 멋진 모습을 보이려 최선을 다했다. K리그는 선수들의 일터다. 선수들이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책임감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모두가 열심히 했고 경기 내용도 좋았다. 마지막에 골을 내줬지만 결과도 좋아 팬들이 흡족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광래 감독도 “한국 축구가 위기에 몰린 가운데 대표팀이 이겨 만족스럽다. 선수들 모두가 실추된 한국 축구의 명예를 되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젠 승부조작에서 벗어나 빨리 프로축구가 제 모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사실 대표팀 소집 첫날 선수들에게 승부조작 파문에 대해 빨리 잊고 더는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좋은 의미로 말하지만 대표선수들의 한마디가 계속 퍼져 나가니 더 파문이 확산되는 것 같았다. 이젠 털고 일어나야 할 때다”라고 밝혔다.

귀국 때 “승부조작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던 이청용(볼턴)도 승부조작에 대해선 얘기를 하지 않고 “이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고 이 승리로 팬들이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두리(셀틱)는 승부조작 얘기를 꺼내자 아버지인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이 10여 년 전 폭로했던 승부조작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 탓인지 손을 내저으며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믹스트존을 떠났다.

승부조작 파문에도 이날 경기장에는 4만876명의 팬이 찾아 선수들의 플레이에 환호와 갈채를 쏟아냈다. 태극전사들은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경기장을 돌며 팬들의 환호에 답례를 하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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