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부조작] “철저한 조사만이 K리그 살리는 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5월 27일 07시 00분


■ 축구인들의 반응

이용수 “검찰 적극 대처 발본색원을”
황선홍 “수사 미진땐 또다른 피해자”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면 안 된다. 이번 기회에 발본색원하자.”

스포츠동아는 승부조작 파문과 관련해 축구 해설위원, 현직 K리그 감독과 선수, 에이전트의 이야기를 골고루 들어 봤다. 축구 인들은 안타까워하면서도 한결같이 철저한 조사, 강력 처벌을 통한 재발방지를 원했다.

● 철저히 밝혀 뿌리 뽑자

이용수 KBS해설위원은 “쉬쉬할 일이 아니다. 구단이나 연맹 차원에서 조사하는 건 한계가 있다. 검찰 등 수사권을 가진 주체가 적극 대처해서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승부조작의 굴레에 빠지면 팬들은 자연히 멀어진다. 프로축구의 부가가치를 부정하는 일이다. 이런 일들이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프로 구단 감독들도 동의했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뿌리를 뽑아야 한다. 검찰까지 나선 마당에 축소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이런 저런 소문에 연루된 선수들도 많은 것 같은데 여기서 그치면 그들도 제2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잘잘못을 명확히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정확히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열악한 환경의 시민구단 선수들이 더 쉽게 승부조작에 빠져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구FC 이영진 감독은 그래서 더 걱정이 크다. 이 감독은 “자기 영혼을 팔아먹는 짓이다. 이 기회에 선수들도 정말 하면 안 된다는 걸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전트는 선수와 가장 밀착돼 있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A에이전트는 “지금까지 언론 보도가 안 됐을 뿐 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차라리 잘 됐다. 이번에 확 갈아엎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주변의 시선 불편

현직 선수들은 평소 늘 얼굴을 맞대던 동료들의 일이라 일단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다만 일부 선수의 잘못된 행동으로 마치 전체 축구선수가 승부조작을 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게 속상하다는 반응이다.

검찰조사를 받은 상주 김동현(27)과 동갑인 B는 “평소 동현이를 봐 온 나로서는 정말 그랬는지 믿겨지지 않는다. 앞으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했다. K리그 전체에서 고참 급에 속하는 C는 “승부조작이나 베팅을 한 선수보다 안 한 선수가 더 많은데 지금은 축구선수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위기라 기분이 좋지 않다. 소문대로라면 축구 뿐 아니라 야구, 배구, 농구 등도 비슷하다고 한다. 할 거면 축구 뿐 아니라 다른 종목까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 @Bergkamp08)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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