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서동욱 “투수-포수 빼곤 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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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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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수-2루수-3루수-좌익수-우익수

LG 서동욱은 1, 2, 3루수와 좌익수 우익수까지 5개 포지션을 소화하는 전천후 플레이어다. 그래서 글러브도 많다. 왼쪽부터 평소 서동욱이 갖고 다니는 외야 글러브,1루 미트, 내야 글러브 2개. LG 트윈스 제공
LG 서동욱은 1, 2, 3루수와 좌익수 우익수까지 5개 포지션을 소화하는 전천후 플레이어다. 그래서 글러브도 많다. 왼쪽부터 평소 서동욱이 갖고 다니는 외야 글러브,1루 미트, 내야 글러브 2개. LG 트윈스 제공
미국 프로야구 클리블랜드의 중심타자 추신수(29)는 타석에 들어설 때 양쪽 귀를 덮는 양귀헬멧을 쓴다. 마이너리그에서 쓰던 양귀헬멧을 메이저리그의 일급 선수가 된 지금도 사용하는 것이다.

LG 서동욱(27)이 양귀헬멧을 쓰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몇 안 되는 스위치 타자다. 오른손 투수가 나오면 왼쪽 타석, 왼손 투수가 나오면 오른쪽 타석에 들어서야 하기 때문에 양귀헬멧을 사용한다. 스위치 타자이기 때문에 타격 훈련시간이 다른 선수에 비해 조금 길다.

하지만 그의 다양한 수비 포지션에 비하면 양쪽에서 치는 것쯤은 ‘새 발의 피’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른바 멀티 플레이어다. 보통은 2개 포지션을 가진 선수를 멀티 플레이어라고 하지만 그는 올 시즌에만 벌써 5개 포지션으로 경기에 나갔다.

26일 현재 그는 팀이 치른 44경기 중 23경기에 선발로 나섰는데 내야수로 18번, 외야수로 5번 선발 출장했다. 좀 더 세분화하면 2루수가 9번으로 가장 많았고, 1루수가 6번, 3루수는 3번이었다. 또 좌익수로 4번, 우익수로 1번 선발 출장했다. 2003년 KIA에 입단할 당시 그의 주 포지션은 유격수였다. 한마디로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상무 시절 선수가 모자랄 때는 포수 마스크를 쓴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그의 가방은 글러브로 항상 묵직하다. 1루수용 미트를 시작으로 외야용 글러브, 내야용 글러브 2개가 있다. 연습용 내야 글러브까지 합치면 모두 5개를 넣어 다닌다.

수비 능력이 특출 나게 뛰어난 편은 아니다. 하지만 5개 포지션의 수비가 모두 무난하다. 팀으로서는 구멍이 생길 때마다 투입할 수 있으니 더없이 고마운 존재다. 실제로 1루수 이택근이 부상일 때는 1루수로, 2루수 김태완이 2군으로 내려가 있을 때는 2루수로 나선 적이 많다. 선발로 출장하지 못하더라도 대타나 대수비요원으로 나갈 수 있다.

더구나 방망이에서도 한 방을 갖췄다. 25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2회 대타로 경기에 나선 서동욱은 3-3 동점이던 4회 상대 에이스 김선우를 상대로 결승홈런을 때린 것을 비롯해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3회 수비부터는 2루를 굳게 지켰다.

박종훈 감독은 “팀 사정상 멀티로 활용하고 있지만 동욱이 개인한테는 미안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동욱이는 이제 자기 자리를 찾아 성장해가는 과정이다. 많은 경기에 출장 기회를 잡아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포지션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동욱 역시 “사실 내 실력이 어느 포지션에서건 주전이라고 말하긴 힘들다. 지금으로선 많은 경기에 나가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한다. 나만의 포지션을 잡을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참고로 그의 올 시즌 연봉은 3200만 원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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