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강민호-양의지 차세대 ‘도루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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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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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 정확도 높아지며 각 13개-12개 저지 성공
LG 조인성은 하락세

올 시즌 팬들의 뇌리에 ‘굴욕’이라는 단어로 기억되는 장면이 하나 있다. 지난달 29일 130kg에 육박하는 프로야구 대표 느림보 롯데 이대호(29)에게 도루를 허용한 뒤 고개를 떨어뜨린 LG 조인성(36)이 그 주인공. 앉은 상태에서도 2루까지 칼날 송구가 가능해 ‘앉아쏴’로 불렸던 그였기에 더 화제였다. 4년 넘게 도루를 성공하지 못한 이대호를 의식하지 않은 것도 문제였지만 당황한 탓에 원 바운드로 송구한 게 결정적이었다.

조인성은 지난해까지 현역 포수 중 도루저지율 1위(통산 2위)를 자랑했다. 그러나 올 시즌 도루저지율은 0.250으로 지난해까지 통산 기록(0.401)에 못 미친다.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조인성은 1998년 프로에 데뷔했다. 13년이 흘러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송구 동작이 느려졌다. 1루 주자가 스타트한 후 2루에 도착하는 시간은 대략 3.4초 내외. 대개 투수가 1.3초 안에 와인드업을 하고 포수가 2.0초 안에 송구하면 주자는 살 수 없다는 게 통설이다. 이순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투수들의 와인드업은 점점 짧아지는 반면 포수들의 송구는 전반적으로 늦다. 조인성도 나이가 들면서 볼을 빼서 던지는 속도가 느려졌다”고 지적했다. SK 박경완(39), 삼성 진갑용(37) 등 고참 포수들의 도루저지율이 동반 하락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타격에 집중하다 보니 수비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구에서 포수는 필드 위의 감독으로 불릴 만큼 체력 소모가 크다. 타격과 수비에 모두 집중하는 데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지난해 포수 최초로 100타점을 달성한 조인성은 올해도 홈런 공동 선두로 나서는 등 막강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그렇다면 차세대 도루 저지왕 후보엔 누가 있을까. 롯데 강민호와 두산 양의지가 그 선봉에 서 있다. 둘은 각각 도루저지율 0.448(29개 중 13개)과 0.414(29개 중 12개)를 기록하며 8개 구단 주전 포수 중 이부문 1,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고생했던 강민호는 올해 전지훈련 때부터 최기문 포수 코치와 호흡을 맞추며 송구 동작이 좋아졌다. 최 코치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보다 훈련을 더 많이 시켰다. 빠른 송구 동작도 중요하지만 정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 게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인왕에 오르며 두산의 주전 포수를 꿰찬 양의지도 올 시즌엔 투수 리드와 도루 저지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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